佛 기후고등위 "정책 규모 한 단계 높여야"
온실가스 2.1% 감소…"속도 2배 빨라야"
1~7일 산불로 7800㏊ 소실…1달치 넘겨

프랑스가 올해 세 번째 폭염을 겪는 가운데 정부의 탄소 감축 속도가 둔화하고 일부 환경 정책마저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폭염을 피해 물을 맞고 있는 프랑스 파리 시민들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폭염을 피해 물을 맞고 있는 프랑스 파리 시민들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연합뉴스는 9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 몽드를 인용해 "프랑스 기후고등위원회(HCC)는 여덟 번째 연례 평가 보고서에서 현재의 기후 정책이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고 기후 위험의 급격한 악화를 막기에는 불충분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정부는 위원회가 제시한 권고안에 6개월 안에 공식 답변해야 한다.

위원회에 따르면 프랑스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년 이후 34%, 2015년 이후 22% 줄었지만, 감축 속도는 최근 둔화하고 있다. 2024년 배출량은 3%, 지난해에는 2.1% 감소하는 데 그쳤다. 올해 1분기에는 4.8% 줄어 처음으로 연 4% 목표를 넘어섰으나, 상당 부분 온화한 날씨 덕분으로 분석됐다. 위원회 측은 "감축 속도가 최소 두 배로 빨라져 2026∼2028년 연 4% 이상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프랑스의 대표적 탄소흡수원인 산림의 기능이 계속 약화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기후변화와 벌목의 영향으로 숲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위원회는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 모두에서 "정책 규모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변화"가 필요하다며 82개 권고안을 내놨다.

폭염 대책으로는 시원한 공공장소와 무료 물놀이 시설 확대, 일정 기온 이상에서 작업을 멈추는 기준 마련 등이 담겼다. 최근 논란이 커진 에어컨과 관련해서는 "병원이나 학교와 같은 특정 장소에서는 필요하지만, 무분별하게 모든 곳에 보급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대신 도시 녹지 확대와 차양 설치, 창문 셔터 보급, 지역 냉방망 구축, 이동식 에어컨보다 고정식 냉방시설과 냉난방 겸용 열펌프 보급을 권고했다.


다만 위원회는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 누적된다면 어떤 적응 정책도 충분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프랑스의 평균기온은 20세기 초 이후 이미 2.2도, 여름철로 좁히면 2.9도 올랐다. 현재의 세계 각국 기후 정책이 유지되면 오는 2100년에는 평균기온이 4도까지 오르고 폭염 일수도 지금의 10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프랑스 본토 96개 데파르트망(광역 자치권) 가운데 72곳에 폭염 주황 경보가 내려졌고, 기상청은 낮 최고기온이 전국 35∼39도, 일부 지역은 41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했다. 건조한 날씨에 산불 피해도 커지고 있다.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에 따르면 이달 1∼8일 프랑스에서만 7800㏊가 소실됐다. 이는 지난해 7월 한 달 피해 면적(4400㏊)을 이미 넘어선 규모로 알려졌다.

AD

폭염은 프랑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 더위는 스페인·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 등 유럽 전역을 덮쳤고, 이탈리아는 로마와 밀라노 등 주요 도시에 최고 단계 경보를 발령했다. 남유럽 곳곳에서 산불이 번지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소방 항공기를 포함해 사상 최대 규모의 소방 인력을 투입했다. 앞서 지난 6월 폭염 때는 프랑스에서만 평소보다 약 1000명이 더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