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에 흔들리는 국가 재정
증시 급락·루피아 가치 추락
"국가가 파산한다" 시위 확산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추진한 무상급식 정책이 재정 부담으로 이어지며 경제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야심 차게 내세운 복지확대 정책은 시행 초부터 부패 논란에 휘말린 데다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까지 겹치며 외국인 투자자 이탈과 증시 급락, 통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정부와 재계의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심리도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추진한 무상급식 정책이 재정 악화를 부추기며 경제 전반에 부담을 키우고 있다. EPA 연합뉴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추진한 무상급식 정책이 재정 악화를 부추기며 경제 전반에 부담을 키우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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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후폭풍…식중독 1만6000명에 예산 비리까지

9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자카르타 종합지수(JCL) 종가는 5873.37을 기록하며 올해 들어 약 32% 급락했다. 인도네시아 통화 루피아 환율 역시 달러당 1만8000루피아(한화 약 1510원)를 돌파하면서 올해에만 약 8% 하락했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프라보워 정부의 무상급식 정책은 최근 시장 불안을 키운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2024년 10월 취임한 프라보워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학생과 영유아, 임산부 등 최대 8300만명에게 하루 한 끼를 제공하는 '무상 영양 급식 프로그램'을 추진해왔다. 정부가 속도감 있게 사업을 확대하면서 시행 1년 반 만에 실제 수혜 학생 수는 6250만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사업 규모가 불어나면서 재정 부담도 커졌다. 결국 정부는 지난 5월 무상급식 예산을 335조 루피아(약 27조 8050억원)에서 268조 루피아(약 22조 2440억원)로 축소하고 방학 기간 운영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

삭감 후 예산조차 전체 국가 예산의 약 7.0%를 차지해 인프라와 보건 예산을 웃돌 정도로 과하다는 평이 나온다. 여기에 지난 1월 집단 식중독 사고로 1만6109명이 피해를 입었고, 지난달에는 국가영양청장까지 급식 예산 비리로 체포됐다.

인도네시아 반다아체의 한 학교에서 제공되는 무상급식. EPA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반다아체의 한 학교에서 제공되는 무상급식.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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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등에 재정 부담 눈덩이…"국가가 파산을 향하고 있다" 시위 확산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에너지 보조금 지출도 늘어 재정 부담이 한층 커졌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인도네시아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BBB 스테이블(안정적)'에서 'BBB 네거티브(부정적)'로 조정하며 재정 악화 가능성을 경고했다.


프라보워 정부와 재계의 갈등도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주요 기업들에 투자 확대를 요구해왔지만 일부 기업은 신규 투자를 미루거나 자금을 해외로 이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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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도 돌아섰다. 수도 자카르타 등 주요 도시에서는 대학생들이 "국가가 파산을 향하고 있다"는 구호를 내걸고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정 부담과 기업 환경 악화가 겹치면서 외부 충격에 대한 경제의 취약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영 인턴기자 zero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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