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美 의료비 못 견뎌 아시아行 급증"
中 병원 찾은 외국인 128만명…73% ↑
"문의 4건 중 1건은 중국에 대한 것"
비싼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로 '의료 관광'을 떠나는 미국인이 급증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8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서도 아시아 국가 중 중국의 의료 관광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과거 멕시코·브라질·콜롬비아 등 가까운 중남미를 주로 찾던 북미 환자들이 대기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커지자 아시아로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최대 무기는 가격이다. 혈액암 치료에 쓰이는 면역세포 치료법 'CAR-T 세포 치료'는 유럽에서 50만달러(약 7억 5000만 원) 이상 들지만, 중국에서는 6만달러(약 9000만원) 안팎이면 받을 수 있다.
미국 애틀랜타에 사는 26세 남성 이사이아스는 지난 3월 담낭의 양성 종양을 떼어내기 위해 광둥성 선전을 찾았다고 CNN에 밝혔다. 미국에서 1만달러(약 1500만원)가 드는 수술이었지만, 선전에서는 2000달러(약 300만원)에도 못 미쳤다.
가격 경쟁력에 비자 규제 완화, 높은 의료 수준까지 더해지면서 중국은 다른 신흥 의료관광국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 지난해 중국 병원을 찾은 외국인은 2022년보다 73% 늘어난 128만명으로 집계됐다. 의료관광협회에 따르면 세계 의료 관광 시장 규모도 2024년 기준 1000억달러(약 150조원)를 넘어섰고, 매년 15∼25%씩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의료관광 중개플랫폼 클리닉스온콜의 지샨 자만 최고경영자(CEO)는 CNN에 "18개월 전만 해도 아시아 의료 서비스를 찾는 고객은 전체의 10%에 못 미쳤다"며 "지금은 문의 4건 중 1건이 중국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과 필리핀도 아시아의 의료 관광 허브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CNN은 한국을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았다. 한국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지난해 의료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200만명을 넘어서며 3년 연속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들이 동행자와 함께 쓴 돈은 12조 5000억원, 생산유발 효과는 22조원(150억달러)에 달한다. 미국인 환자는 17만 3000여명으로 중국과 일본, 대만에 이어 네 번째로 많았고 1년 새 70% 넘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의료 관광'에는 위험 요인도 있다. 귀국 후 합병증이 생기면 대응이 쉽지 않고, 의약품·의료기기 기준도 나라마다 제각각인 데다 언어 장벽도 넘어야 한다. 그런데도 미국의 의료비가 잡히지 않는 한 이런 흐름은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미 보건복지부 산하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MS)에 따르면 지난 2024년 미국의 국가 의료비 지출은 5조 3000억달러(약 7950조 원)에 육박해, 2010년의 2배를 넘어섰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너무 더워 옷도 못 입겠다" 수영복 차림으로 도심...
미국인을 겨냥한 중개업체가 늘어나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사이아스의 수술을 주선한 홍콩 소재 중개업체 '메도라 헬스'의 시지에 유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많은 사람이 큰돈을 벌어 제국을 세울 기회로 여기고 이 시장에 뛰어든다"며 "하지만 얼마나 복잡한 일인지 몰랐던 탓에 결국 실패하고 만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