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 한 아이 구하려다 6m 아래 추락
아내는 직장 그만두고 전담 병간호 나서
의사 조언 따라 손·발가락 자극

한 아이를 구하려다 크게 다쳐 수년간 식물인간 상태였던 중국 남성이 아내의 지극한 병간호 끝에 의식을 되찾은 사연이 화제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년 전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남편의 발가락을 이로 깨문 아내의 사연이 전해져 감동을 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내 송메이는 남편의 발가락을 가볍게 물었을 때 미세한 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그는 위생을 위해 남편의 발에 비닐봉지를 씌운 뒤 발가락을 자극하는 일을 꾸준히 이어갔다. SCMP

아내 송메이는 남편의 발가락을 가볍게 물었을 때 미세한 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그는 위생을 위해 남편의 발에 비닐봉지를 씌운 뒤 발가락을 자극하는 일을 꾸준히 이어갔다. SC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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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허난성 출신의 송메이(45)는 전직 유치원 미술 교사다. 그의 남편 자오진첸은 방수 시공 일을 하며 두 자녀와 함께 넉넉하지는 않지만 성실한 삶을 이어왔다. 부부는 형편이 여유롭지 않은 가운데서도 주변을 돕는데 마음을 아끼지 않았다. 송메이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무료로 그림 과목을 가르쳤고, 자오진첸은 건설 현장에서 일하며 번 돈으로 산간 지역 학생을 후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극은 지난 2019년 10월께 찾아왔다. 당시 자오진첸은 허난성 카이펑의 한 창고 지붕 위에 세 살배기 아이가 갇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이는 낡은 석면 지붕 위에서 움직이다 발이 빠진 상태였고, 자칫 추락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자오진첸은 주저하지 않고 지붕 위로 올라갔다. 그러나 아이를 안아 드는 순간 낡은 지붕이 무너졌고, 그는 아이를 품에 감싼 채 약 6m 아래로 추락했다. 아이는 그의 몸에 보호돼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자오진첸은 머리와 가슴 등을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의료진은 그가 중증 개방성 두부 손상, 뇌출혈, 다발성 두개골 골절, 경추 골절, 늑골 골절 등을 입었다고 진단했다.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기적에 가깝고, 다시 깨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당시 현지 보도를 보면, 자오진첸이 CT 검사를 받던 중 잠시 의식을 되찾아 "아이는 괜찮냐"고 물었고, 송메이가 "아이는 괜찮으니 당신부터 챙기라"고 답하자 그는 다시 의식을 잃었다. 이후에도 송메이는 남편 곁을 떠나지 않았다.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남편을 전담 병간호하며 매일 몸을 닦아주고, 마사지하고, 말을 걸었다.

생계를 위해 온라인으로 그림을 판매하며 두 자녀를 돌보는 일도 함께 감당했다. 자오진첸이 구조한 아이의 가족 역시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치료비 마련에 나섰다. 아이의 아버지는 당시 4만 5000위안(약 1000만 원)을 빌리고 모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송메이는 의료진으로부터 손가락과 발가락을 자극하면 신경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을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남편의 발가락을 가볍게 물었을 때 미세한 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그는 위생을 위해 남편의 발에 비닐봉지를 씌운 뒤 발가락을 자극하는 일을 꾸준히 이어갔다. 이 같은 병간호와 반복적인 자극, 재활 노력 속에 자오진첸에게 조금씩 변화가 찾아왔다. 2024년에는 눈을 뜨기 시작했고,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도 점차 뚜렷해졌다. 현재 그는 말을 이해하고 손을 들어 의사를 표현할 수 있으며, 도움을 받으면 잠시 일어설 수도 있는 상태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병상에 누운 채 아내를 바라보며 힘겹게 "송메이, 사랑해"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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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자오진첸의 선행도 재조명되고 있다. 그는 사고 당시 세 살 아이를 몸으로 감싸 구조한 공로로 2021년 허난성 정부로부터 '의로운 행동 영웅' 표창을 받은 바 있다. 사연이 알려지자 중국 누리꾼들은 "남편은 생명을 구한 영웅이고, 아내는 기적을 만든 영웅이다",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이야기", "수년간 포기하지 않은 마음이 기적을 불렀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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