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교사 개발자'의 특별한 수업
수업과 업무에 '바이브코딩' 활용
선생님은 맞춤형 수업도구 만들고
학생들은 불편 해결 사이트 제작

서울시교육청 '1호 교사 개발자'인 이승엽 장평중학교 교사가 지난 8일 인공지능(AI) 기술과 바이브코딩을 활용해 학내 문제를 해결하는 동아리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보경 기자

서울시교육청 '1호 교사 개발자'인 이승엽 장평중학교 교사가 지난 8일 인공지능(AI) 기술과 바이브코딩을 활용해 학내 문제를 해결하는 동아리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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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이제부터 연구원이고, 저는 연구소장입니다. 우리 학교 안에서 느낀 불편함들을 '바이브코딩'으로 해결해볼 거예요."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장평중학교의 이승엽 교사는 2·3학년 학생들과 '하트아이로봇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지난 8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학내 문제를 해결하는 수업을 진행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양성한 '1호 교사 개발자' 33명 중 한 명인 그는 클로드 코드를 활용해 '장평문제해결연구소'라는 사이트를 바이브코딩으로 제작했다. 도서관 희망도서 신청, 학교 시설 불편 신고, 체육관·운동장 사용 신청, 아리수 인식 개선, 컴퓨터실 예약 등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느꼈던 다양한 '페인포인트'를 스스로 해결해보자는 취지다. 학생들은 각자 해결하고 싶은 과제를 하나씩 선택한 뒤 문제를 정의하고 필요한 기능을 하나씩 추가하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이트를 설계했다. 예를 들어 학생들에게 아리수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OX 퀴즈를 만들고 '아리수 AI챗봇'을 구현해 진실과 오해를 구분하기도 했다.

이 교사가 개발한 장평문제해결연구소 사이트 자체에서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첫 화면 우측 하단에는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한 '헬프미' 버튼이 있어 간단한 요청 메시지를 보낼 수 있었다. 또 학생들이 자신의 진행 상황을 신호등 버튼으로 표시해 '순조롭게 진행 중(초록색)' 또는 '조금 헤매고 있음(노란색)'처럼 즉각적으로 의사를 전달할 수 있었다. 이 교사는 "실습수업에서는 한명 한명 밀착 지도하기 어렵기 때문에 학생들을 시스템 안에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기능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학생들이 만든 결과물 중 일부는 수정·보완을 거쳐 전교생과 교직원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바이브코딩의 진짜 힘은 불편을 느낀 사람이 직접 해결책을 만들 수 있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백인규 서울가동초등학교 교사가 지난달 18일 바이브코딩을 활용해 자신이 직접 제작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4학년 학생들에게 국어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윤동주 기자

백인규 서울가동초등학교 교사가 지난달 18일 바이브코딩을 활용해 자신이 직접 제작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4학년 학생들에게 국어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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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코딩 수업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장이지만, 몇 가지 원칙은 정해두고 있다. 우선 범용 AI보다는 교육용 AI 사용을 권장한다. 이 교사는 "범용 AI인 챗GPT는 만 13세 이상만 사용할 수 있고, 18세 미만은 보호자 동의가 필요하다"며 "학생이 개인 계정으로 범용 AI에 직접 로그인하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용 AI는 자유도는 조금 떨어지지만 교사가 학생 전체 학생을 관제할 수 있고 데이터 보호에도 유리하다"며 "AI라는 도구를 단순히 학생 손에 쥐여주는 것이 아니라, 교사가 안전한 통로를 만들어서 그 안에서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학생들에게 개인정보와 저작권 등 윤리적인 부분을 고려할 것, AI의 답변을 그대로 믿지 말고 의심하고 검증하는 태도를 갖도록 지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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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동초등학교 4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백인규 교사 역시 1호 교사 개발자로서 수업 시간에 AI와 바이브코딩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국어 시간에는 교과서 대신 AI로 작문 수업을 진행했다. 4~5명씩 팀을 이뤄 '우리 반에서 있었던 일'을 주제로 릴레이 글짓기를 하고, 그 글을 바탕으로 웹툰 이미지를 제작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백 교사가 바이브코딩으로 개발한 '생각잇기 프롬프트' 사이트를 활용해, 원하는 이미지를 생성하기 위해 AI에 어떻게 지시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배웠다. AI 기술이 전 분야로 확산되는 흐름 속에서 프롬프트 작성법을 어렸을 때부터 익히는 셈이다.

지난달 18일 서울가동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인공지능(AI) 기술과 바이브코딩 수업 도구를 활용해 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지난달 18일 서울가동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인공지능(AI) 기술과 바이브코딩 수업 도구를 활용해 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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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교사는 "기술적인 영역은 전문 개발자를 따라가기 어렵지만, 바이브코딩을 배운 교사들은 자신의 학생들에게 맞는 도구를 직접 만들어 수업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결정 내리는 과정은 반드시 학생들 머릿속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사고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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