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온라인학교 개교…고교학점제 지원 인프라
학교마다 열기 어려운 과목 "녹화 아닌 쌍방향 수업"
학생 1962명 참여…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증가

"교육감님, AI 시대에도 학교가 끝까지 길러야 할 인간만의 역량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멋진 질문입니다. AI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며 친구들과의 토론을 통해 해법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9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온라인학교 콘텐츠 제작실. 화면 너머로 11명의 무학여고 3학년 학생들이 서울온라인학교에 개설된 '중국문화' 수업에 접속해 수업받고 있었다. 이날 학생들은 개교식을 맞아 깜짝 등장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에게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흔히 떠올리는 '녹화형 온라인 강의'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학생들은 각자 다른 공간에서 접속했지만, 질문하고 토론하는 모습은 대면수업 못지않았다. 대형 모니터 속 학생들의 표정과 눈빛은 일반 교실보다 더 또렷하게 읽혔다.


정 교육감은 '온라인학교를 세 단어로 표현해 달라'는 한 학생의 즉흥 요청에 "쌍.방.향"이라고 답했다. 그는 "방송통신고가 녹화 강의를 듣는 방식이라면 서울온라인학교는 학생과 교사가 실시간으로 질문하고 답하는 수업"이라며 "온라인학교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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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온라인학교는 2025년 고교학점제 시행에 맞춰 학생들이 재학 중인 학교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과목을 실시간 원격수업으로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다. 지난해에는 옛 덕수고 후관 3~4층을 임시로 사용하다가 올해 리모델링을 완공, 이날 정식 개교했다.


학교가 교육과정 내 특정 과목 개설을 요청하면 해당 학교 학생들만 듣는 '주문형 교육과정'과 온라인학교가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으로 과목을 개설하면 여러 학교 학생들이 수강하는 '개방형 교육과정'으로 운영된다. 주문형은 정규학교 수업 시간에, 개방형은 방과후나 주말에 수업이 진행된다. 참여학교는 주문형 24개교(83강좌), 개방형 144개교(24강좌)이며, 참여 학생은 1962명(주문형 1563명, 개방형 399명)으로 지난해 957명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온라인학교는 고교학점제의 현실적인 고민에서 나왔다. 고교학점제에서 학생들은 원하는 과목을 스스로 선택해 들을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정작 학교에서는 학생 수가 적거나 교사 확보가 어려운 경우 모두 개설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김은미 서울온라인학교 교감은 "학교마다 교사를 새로 확보하거나 소수 수강 과목을 개설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온라인학교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학교마다 어려움을 겪는 교과목을 한 강좌(과목)씩 주문하신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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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 수업한다고 해서 일방적인 지식 전달에만 그치는 건 아니다. 앞서 정 교육감과 무학여고 학생들 수업처럼 기본 방식은 '실시간 쌍방향'이다. 여기에 과목의 특성과 수업 방법, 평가 등에 따라 대면 수업도 병행된다.


'XR(확장현실) 스튜디오'에서는 AI 3D 모델링을 활용한 수업도 이뤄진다. 학생 입장에서 보면, 선생님의 수업 설명과 함께 뒷 배경으로는 확장현실 영상이 펼쳐지기 때문에 수업에 대한 몰입도와 이해도가 높아질 수 있다.


또한 과목당 수강인원이 5~15명이다 보니, 더욱 내실 있는 수업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김현동 수학 교사는 "수업 시작 전 마이크가 꺼져 있으면 학생들이 먼저 '선생님, 마이크 안 들려요'라며 채팅으로 알려줄 정도로 참여도도 높다"며 "스스로 선택한 학생들이 모인 만큼 70~80%는 수업에 진심"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온라인학교를 선택할 때는 고교학점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도 반영된다. 일반 학교에서는 성취도와 함께 석차등급도 산출되다 보니 진로나 흥미보다는 등급을 잘 받을 수 있는 과목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반면 온라인학교는 공동교육과정으로 운영돼 3~5단계 성취도(A~E)만 기록되고 석차등급은 산출하지 않는다. 학교 관계자는 "이런 평가 방식을 고려해 수강신청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학생과 학부모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온라인학교'를 선택했을 때의 대입 유불리다. 이 관계자는 "몇몇 대학 입학사정관에게 문의한 결과, 온라인학교서 수강한 학생들은 본인 진로를 위해 '도전'했다고 판단해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고 들었다"고 했다.


서울온라인학교 교육과정. 서울온라인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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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교육감은 이날 "온라인학교가 얼마나 내실 있게 운영되느냐에 따라 고교학점제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것"이라며 "학교마다 개설하기 어려운 심화·전문 과목을 운영해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넓히는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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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온라인학교는 오는 8월 말까지 각 학교로부터 과목 개설 신청을 받아 연말까지 합의한 뒤, 2027학년도 주문형 교육과정 시간표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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