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도 도서관은 사람을 키운다"…세계 도서관인 3000명, 부산에 모인다
20년 만에 한국서 세계도서관정보대회 개최
유지태 홍보대사 위촉, 세계 전문가 3000명 집결
배우 유지태가 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 섰다. 스크린에는 '2026 부산 세계도서관정보대회(WLIC)' 문구가 떠 있었다. 다음 달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도서관 국제회의를 알리는 자리였다. 이날 유지태는 대회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검은 정장 차림으로 단상에 오른 그는 도서관을 "누구나 지식과 정보에 평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라고 했다. "스마트폰과 AI가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에 책과 영화가 가진 고유의 가치가 단순한 공간의 문제로 축소되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말도 덧붙였다.
2026 부산 세계도서관정보대회 국가위원회는 이날 기자간담회와 홍보대사 위촉식을 열고 대회 준비 상황을 공개했다. 올해 대회는 8월 10일부터 13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주제는 '변화를 이끄는 도서관(Libraries Powering Transformation)'이다. 한국 개최는 2006년 서울 대회 이후 20년 만이다. 150여개국 도서관·정보 분야 전문가, 정책 담당자, 연구자, 기업 관계자 등 3000여명이 부산을 찾을 예정이다.
간담회는 단순한 국제행사 소개보다 'AI 시대 도서관의 역할'에 맞춰졌다. 이날 발표자들은 도서관을 책을 보관하고 대출하는 시설로 설명하지 않았다. AI가 지식을 선별하고 검색이 독서를 대체하는 시대, 도서관이 공공 지식의 접근권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가 핵심 의제로 제시됐다. 행사장에서는 AI, 디지털 전환, 정보 격차, 지식의 공공성, 사이버보안, 기후위기 등이 반복적으로 언급됐다.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부산 세계도서관정보대회(WLIC) 기자간담회 및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정연욱 공동조직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이진우 한국도서관협회장 겸 WLIC 국가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이번 대회는 한국 도서관의 혁신 사례를 세계와 공유하는 자리"라며 "한국 문화와 부산의 매력을 함께 알리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조직위원장인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WLIC는 도서관계의 올림픽"이라며 "한국의 선진 도서관 정책과 정보문화, K컬처의 역량을 세계에 보여줄 기회"라고 했다.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도서관의 공공성을 강조했다. 차 의원은 "공공도서관은 지식과 정보의 격차를 줄이는 핵심 인프라"라며 "AI 시대일수록 지식의 공공성과 정보 접근성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술 변화의 속도보다 그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격차를 봐야 한다는 취지다.
올해 대회에서는 180여개 세션이 진행된다. 'AI for All?', 'AI 시대의 도서관', '도서관 사이버보안' 등 AI와 디지털 환경을 다루는 논의가 주요 프로그램으로 배치됐다. 본대회 전후로는 위성회의와 도서관 방문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해외 참가자들은 부산과 국내 주요 도서관을 둘러보며 한국 도서관의 운영 방식과 지역 문화 인프라를 살펴볼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의 상징적 장면은 홍보대사 위촉식이었다. 유지태는 책과 영화의 공통점을 "사람을 성장시키는 문화"라고 표현했다. 영화배우의 홍보대사 위촉은 대회의 메시지를 도서관 내부 담론에 가두지 않겠다는 선택으로 읽힌다. 도서관을 사서와 연구자의 공간을 넘어 시민의 문화 기반으로 확장해 설명하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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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부산에 모이는 세계 도서관인들의 질문도 여기에 닿아 있다. AI가 지식을 빠르게 요약하는 시대, 도서관은 왜 여전히 필요한가. 이날 간담회가 내놓은 답은 분명했다. 도서관은 책이 있는 건물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지식에 닿을 권리를 열어주는 공공 인프라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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