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국내 첫 자율주행 화물차 유상 운송 시작
군산항~대전 메가허브 118㎞ 주 3회 운행
마스오토, 현대모비스·LX판토스 등과 물류망 구축

화물차 기사 인력난에 자율주행 트럭 경쟁 본격화
펩시, 완전 무인 트럭 도입…정시 도착률 99%
자율주행 트럭 시장 2034년 1077억 달러 규모

자율주행 기술이 마침내 '돈 버는 기술'이 되기 시작했다. 그 무대는 당초 기대를 모았던 로보택시가 아니라 장거리 화물을 나르는 대형 트럭이다.


국내에서는 한진이 자율주행 화물차를 활용한 국내 첫 유상운송을 시작했고, 미국에서는 펩시가 운전석이 비어 있는 레벨4 자율주행 트럭을 실제 물류망에 투입했다. 기술 시연과 정부 실증사업에 머물던 자율주행이 실제 화물을 운송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한진이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 화물차를 활용한 유상운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은 자율주행 25톤 화물차 운행 모습. 한진

한진이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 화물차를 활용한 유상운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은 자율주행 25톤 화물차 운행 모습. 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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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 첫 상업 운송…"실증 넘어 매출 만든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 유상 화물운송 허가를 받아 군산항과 전주택배터미널, 대전 메가허브를 잇는 약 118㎞ 구간에서 25t 자율주행 화물차 운행을 시작했다.

자율주행 시스템은 스타트업 라이드플럭스가 공급했다. 운전석에는 전문 안전요원이 탑승하지만 실제 택배 화물을 운송해 운임을 받는 국내 첫 자율주행 화물차 상업 운행이다. 정부 실증사업이 아닌 실제 물류 계약을 통해 매출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국내 자율주행 산업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또 다른 대형트럭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마스오토도 올해 3분기 부산항과 물류센터를 연결하는 트레일러 자율주행 유상운송을 시작한다. 우선 3대를 투입한 뒤 연말까지 10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부산항에서 미국 롱비치항, 현대자동차 조지아 메타플랜트까지 이어지는 한·미 자율주행 물류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마스오토는 이미 LX판토스와 함께 미국에서 왕복 7000㎞가 넘는 대륙횡단 자율주행 화물운송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모비스 자동차 부품과 국내 제조사의 건축자재를 왕복 운송하며 공차운행률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다. 마스오토는 현재 265대 수준인 데이터 수집 차량을 내년까지 1000대 이상으로 늘리고, 장기적으로는 한국과 미국에서 1만대 규모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노제경 마스오토 부대표는 "대형 트럭은 승용차와 달리 주행보조 기능 탑재율이 1%가 안 된다"며 "미국은 주간 이동만 해도 13시간 직진 후 우회전하는 식의 장거리 운송이 많아 이런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현지 시장에 대해 설명했다.

[으라車車]"사람보다 화물 먼저"…자율주행, 첫 번째 돈벌이는 트럭이었다 원본보기 아이콘

로보택시는 멈칫…트럭은 달린다

자율주행 트럭이 가장 먼저 상용화되는 이유는 경제성과 기술적 특성이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승용 자율주행은 도심 보행자와 자전거, 신호체계, 공사구간 등 수많은 변수를 실시간으로 판단해야 한다. 사고가 발생하면 제조사와 운전자 간 책임 공방도 이어진다.


반면 화물 운송은 대부분 고속도로와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반복 노선을 달린다. 주행 환경이 상대적으로 단순해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하기 쉽고, AI 기반 정속 주행으로 연료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장거리 운행이 많은 만큼 차량 가동률을 높일 수 있는 효과도 크다.


무엇보다 만성적인 운전기사 부족이 자율주행 도입을 재촉하고 있다. 미국트럭운송협회(ATA)는 현재 미국에서 약 7만8000명의 트럭 운전기사가 부족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31년에는 부족 인원이 16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교통연구원·화물복지재단의 '2025년 화물운송시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5년 소형 카고 화물차 운전자의 평균 연령은 65.5세, 중형 운전자의 평균 연령도 63.0세로 나타났다. 전자상거래 확대와 함께 물동량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젊은 운전자 유입은 줄면서 업계의 인력난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이 기존 운전자를 대체하기보다 부족한 인력을 보완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거리 간선 운송은 자율주행이 담당하고, 운전자는 상·하차나 물류센터 진출입, 돌발 상황 대응 등 사람이 필요한 업무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자율주행 스타트업 가틱(Gatik)의 자율주행 트럭 주행 모습. 가틱 유튜브

자율주행 스타트업 가틱(Gatik)의 자율주행 트럭 주행 모습. 가틱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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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시부터 오로라까지…글로벌 '로보트럭' 경쟁

미국에서는 이미 자율주행 트럭 경쟁이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대표적인 사례는 펩시다. 펩시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가틱(Gatik)과 함께 애리조나주에서 레벨4 자율주행 트럭 35대를 실제 공급망에 투입해 공장에서 창고와 소매점까지 과자와 음료를 운송하고 있다. 수년간 안전운전자를 동승시켜 기술을 검증한 뒤 지난해부터는 운전석을 비운 완전 무인 운행으로 전환했다. 회사는 현재까지 사고 없이 운영하고 있으며 정시 도착률도 99%에 달한다고 밝혔다.


가장 앞선 자율주행 트럭 기업으로는 오로라 이노베이션이 꼽힌다. 구글 웨이모, 우버, 테슬라 출신 개발자들이 설립한 오로라는 올해 미국 텍사스주에서 완전 무인 자율주행 화물운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페덱스, 우버 프레이트, 허시 등과 협력하며 미국 장거리 물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앞서 3년간의 시범운행을 통해 약 28만 마일(약 45만㎞)을 주행하며 1400건의 화물을 100% 정시 배송했다.


완성차 업체들도 시장 선점 경쟁에 뛰어들었다. 테슬라는 대형 전기트럭 '세미(Semi)' 양산을 시작하며 장기적으로 완전자율주행(Full Self-Driving·FSD)을 접목한 무인 물류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다임러트럭과 볼보, 트라톤그룹도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과 물류기업 협력을 확대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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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전 세계 자율주행 트럭 시장이 2025년 429억1000만달러에서 2026년 465억8000만달러로 성장한 뒤 2034년에는 1077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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