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전자소재 사업 2배 확대
롯데 반도체 현상액 공장 신설
OCI도 고순도 인산 등 생산↑

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석유화학업계가 반도체 소재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범용 석유화학 제품 부진이 길어지자 반도체 공정에 들어가는 고부가 소재에서 활로를 찾는 것이다.

부진에 울던 석화업계, 반도체 호황에 소재 투자 버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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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주요 화학사들은 첨단 패키징 소재부터 공정용 화학제품, 초순수 소재까지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투자와 증설에 나섰다. 기술 장벽이 높아 수익성이 범용 제품을 크게 웃도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가장 공격적으로 판을 키우는 곳은 LG화학이다. 현재 1조원 규모인 전자소재 사업을 2030년까지 2조원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AI와 고성능 컴퓨팅(HPC) 확산으로 첨단 패키징 소재의 중요성이 커지자 동박적층판(CCL)과 칩 접착 필름(DAF), 감광성 절연재(PID) 등 핵심 소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반도체 후공정 기업 앰코(Amkor)에 반도체용 스트리퍼를 양산 공급하며 공정 소재로도 보폭을 넓혔다. 스트리퍼는 반도체 회로 형성 후 기판에 남은 감광액과 잔여물을 제거하는 소재로 미세공정이 고도화될수록 중요성이 커진다. LG화학은 2035년까지 연구개발(R&D)에 15조원을 투자하고 이 가운데 약 70%를 반도체·모빌리티·로봇 소재 등 미래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LG화학이 패키징 소재에 무게를 싣는다면 롯데화학군과 OCI는 반도체 공정에 직접 투입되는 화학소재 증설로 승부를 걸고 있다. 롯데화학군 계열사 한덕화학은 지난달 경기 평택 포승지구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현상액(TMAH) 생산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총 1300억원을 투자해 고객사 증설 일정에 맞춰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울산에 이어 평택까지 생산거점을 이원화해 공급 안정성을 높이고 롯데정밀화학의 기초원료(TMAC)부터 한덕화학의 최종 제품(TMAH)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체계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OCI는 세정과 식각 등 공정 소재 전반에서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3분기 안에 반도체용 고순도 인산 생산능력을 연간 2만5000t에서 3만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고순도 인산은 웨이퍼 세정과 식각 공정에 쓰이는 핵심 소재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공급된다. 익산과 광양 공장에서 연간 약 12만5000t 규모로 생산 중인 과산화수소도 하반기 중 설비 가동률을 약 70%에서 90% 수준까지 높여 웨이퍼 세정 수요 증가에 대응한다. 웨이퍼의 핵심 원료인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사업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일본 도쿠야마(Tokuyama)와 말레이시아 합작공장 건설에 착수했으며 2029년부터 연간 8000t 규모의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반도체 공장에 들어가는 것은 화학소재만이 아니다. 삼양그룹은 반도체 제조에 필수인 물, 즉 초순수 소재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워터솔루션스 사업부가 생산하는 균일계 이온교환수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용 초순수 생산에 쓰이는 고부가 소재다. 일반 이온교환수지보다 입자 크기가 균일해 초순수 생산에 적합하다. 회사에 따르면 이 사업은 최근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지난해와 올해 매출 비중도 확대됐다. 반도체용 초순수뿐 아니라 크로마토그래피와 원자력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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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확산으로 첨단 패키징과 초순수 등 반도체 공정 전반의 소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기술력이 필요한 고부가 소재는 일반 석유화학 제품보다 수익성이 높아 주요 화학사들이 미래 성장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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