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는 빅테크 중심…고숙련 인력만 남아
한국·대만 등 하드웨어 수출국은 수혜
유럽처럼 전통 제조업 중심 국가는 소외
인공지능(AI)은 미국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동력으로 떠올랐다. 데이터센터와 인프라 투자가 늘면서 미국은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AI 시대의 성장이 모두에게 고르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소비도, 투자도, 고용도 점점 'K자형'으로 갈라지고 있다.
하나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 경제가 내수 중심의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성장의 양극화는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저소득층은 에너지 비용과 물가 부담으로 재량 소비가 줄고 있는 반면, 고소득층 소비심리는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같은 미국 소비라도 소득 분위에 따라 체감 경기가 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최근 미국 GDP에서 비주거용 투자의 기여도가 커졌는데, 핵심은 AI 데이터센터와 인프라다. 문제는 AI 투자가 막대한 초기 비용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자연히 자본력이 큰 빅테크 중심으로 투자가 몰릴 수밖에 없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분석에 따르면 AI에 긍정적인 기업 중에서도 자산 규모 상위 1% 대형 기업이 2025년 물적 자본 투자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나증권은 AI 사이클이 성숙하기 전까지는 과도기 국면이 전개되면서 구조적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첫째는 장기 자금 조달 여력과 선두주자 지위 확보 여부다.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잉여현금흐름은 올해 하반기 10년 내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빅테크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 구조화 금융 등 외부 차입을 대폭 늘리는 추세다. 하지만 AI 서버의 경제적 수명도 2~3년으로 짧아, 데이터센터를 지은 뒤에도 교체 비용이 계속 들어간다. 수익화가 늦어지는 기업은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도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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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시장 변화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센터 건설이 늘면서 숙련 건설노동자 수요는 커지고 있다. 반대로 정보업, 전문서비스, 금융업처럼 AI 도입률이 높은 업종은 일부 직무가 자동화될 위험이 있다. AI를 활용할 수 있는 인력과 대체될 수 있는 인력의 격차가 벌어질 수 있는 셈이다..
산업구조에 따른 국가별 격차도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AI 투자로 성장하지만, 하드웨어 수입 의존도가 높다. AI 하드웨어를 수출하는 국가가 반사수혜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한국,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등 AI 하드웨어 순수출 상위 4국의 성장 동력이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은 7월 수정경제전망에서 한국 성장률 전망을 1.9%에서 2.6%로 크게 올렸다. 세계 경제 성장률을 3%로 하향 조정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이코노미스트는 "AI 투자와 선도 기업 발굴에 뒤처진 유럽, 전통 제조업 중심 신흥국은 상대적으로 취약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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