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없어도 손목에 하나씩…'이것'에 돈 더 쓰는 젊은이들[세계는Z금]
(71)中 젊은층, 정서적 가치 소비 확산
수정팔찌·풍수 액세서리 등 인기
불안한 미래에 '마음의 위안' 소비
중국 젊은층 사이에서 명품 로고를 과시하는 소비 대신 마음의 위안과 행운을 추구하는 이른바 '영적 소비'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취업난과 경기 침체, 인공지능(AI) 확산 등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정서적 만족을 주는 소비에 지갑을 여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명품도 '행운'이 기준…브랜드보다 의미 찾는다
최근 미국 CNN은 '로고는 잊어라, 중국 젊은이들은 영적인 사치를 원한다'(Forget logos, young people in China want 'spiritual' luxury)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 MZ세대의 달라진 소비 트렌드를 조명했다. 매체는 "수년간 중국 MZ세대 소비를 상징했던 '로고 열풍'은 이제 끝났다"며 브랜드를 과시하는 소비 대신 정서적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난징에 거주하는 대학생 양쯔루이(22)는 "옷과 신발, 액세서리는 항상 유명 브랜드여야 했다"며 "처음에는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샀고, 이후에는 구찌와 발렌시아가로 관심이 옮겨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2022년 대학 진학 이후 그는 "작은 액세서리나 봉제 인형, 향수, 여행처럼 '정서적 가치'를 주는 것에 더 많은 돈을 쓴다"며 "새로운 경험을 하거나 독특한 정체성을 담은 물건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의미 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젊은층이 늘면서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알려진 수정 팔찌와 풍수 액세서리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자신의 기운에 맞는 천연석을 착용하면 운세가 좋아진다는 믿음이 젊은층 사이에서 퍼지면서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중국어 매체 연합조보가 인용한 전자상거래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수정 팔찌 판매량은 전년보다 320% 증가했다.
이 같은 변화는 명품 소비 방식에서도 나타난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까르띠에의 '저스트 앵 끌루' 팔찌를 액운을 막아주는 아이템으로, 티파니앤코의 'T' 팔찌를 취업운을 높여주는 아이템으로 여기는 게시물이 확산하고 있다. 즉 명품을 사더라도 브랜드를 과시하기보다 행운이나 심리적 의미를 부여하는 소비가 늘고 있는 것이다.
사찰 찾고 '디지털 기도'까지…영적 소비 확산
영적인 경험을 찾는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쓰촨성의 불교 성지인 어메이산(아미산)을 비롯해 전국 각지의 사찰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으며, 명상과 웰니스 프로그램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어메이산은 중국 불교의 성지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힐링 여행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대학 컨설턴트 류자커(32)는 독실한 종교인은 아니지만, 신혼여행 중 사찰을 찾아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는 기도패를 구입했다. 그는 "삶의 압박이 커질수록 사람들은 잠시라도 숨을 돌리기 위해 절을 찾는다"며 "마음의 안정을 찾고 정신적으로 풍요로워지는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이어 "정신적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불확실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대학에 진학해 열심히 공부하고 졸업한 뒤 고액 연봉의 직장을 얻는 전통적인 성공 경로는 더 이상 많은 젊은이에게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많은 사람이 현재 자신의 직업이 가까운 미래에도 여전히 유효할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즉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젊은층은 행운을 기원하는 소비와 영적인 경험을 통해 내면의 평화를 찾는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온라인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점술과 타로, 별자리 앱 등 디지털 영성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일부 이용자들은 온라인 점술 상담을 받거나 사찰 라이브 방송에 소액을 후원하며 이른바 '디지털 기도'를 하기도 한다.
기업 마케팅 전략도 달라져…'내면의 평화' 중시
젊은층의 소비 트렌드가 '영적 경험'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기업들도 이에 맞춰 마케팅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버블티 브랜드 몰리티는 1700년 역사의 항저우 사찰과 협업한 제품을 선보였고, 버거킹은 도교 명소와 협업해 '재물신' 피규어를 판매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운영되는 고급 웰니스 프로그램 '에너지 알케미'는 중국의 부유한 밀레니얼 여성을 대상으로 호흡 훈련과 일본식 영적 치유법인 레이키 등을 제공하고 있다. 5일간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의 참가 비용은 4만2000위안(약 930만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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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알케미의 설립자인 웨일리 첸 월터는 "많은 중국 여성들이 정체성, 번아웃, 자존감과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며 "젊은 여성들은 온라인에서 외적인 성공뿐 아니라 내면의 평화를 갈망한다는 목소리를 점점 더 많이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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