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주담대 한도 6억→3억
주요 은행, 모집인 대출·모기지보험 잇따라 제한
주담대 최고금리 7.37%…실수요자 자금조달 부담 가중

은행권이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대출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집값은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운데 대출 한도는 줄고 이용 가능한 대출 상품도 감소하면서 실수요자의 자금 마련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까지 상승세를 보이며 '돈 빌리기 어려운 환경'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단독]'주담대' 조이고 '금리' 올리고…하반기 은행권 대출 더 깐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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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10일부터 별도 안내가 있을 때까지 수도권과 규제 지역의 주택 구입자금 대출 최대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6·27 대책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최대한도를 6억원으로 축소했는데, KB국민은행이 자체적으로 3억원까지 낮춘 것이다. 이와 함께 주택 담보인정비율(LTV) 한도 외 다른 규제가 없었던 비규제 지역의 주택 구입자금 대출 한도도 3억원으로 묶기로 했다. 다만 이주비, 중도금, 잔금 등 집단대출을 비롯해 기금 대출, 보금자리론, 전세사기 피해자 구입·경락자금 대출은 이번 한도 제한 대상에서 제외된다. 주요 시중은행인 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은 아직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를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은행들은 대출모집인 채널을 조이는 방식으로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고 있다. 모집인 대출은 수년째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데다 은행 직원이 아닌 외부 모집법인·대출모집인을 통해 접수되는 만큼 수요가 한꺼번에 몰릴 경우 물량 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신한은행은 이달 모집인 채널 물량이 처음으로 조기 소진되면서 전날부터 신규 가계대출 접수를 중단했고 다음 달 3일부터 재개할 예정이다. 우리·하나은행도 일부 모집인 채널 대출을 제한하고 있으며, 농협은행 역시 지난달 한도 소진 이후 접수를 재개하지 않고 있다. 지방은행도 대출 조이기에 가세했다. 부산은행은 지방은행 중 처음으로 지난 2일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 대출 접수를 중단했다.


대출 한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모기지보험(MCI·MCG) 취급도 잇달아 제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10일부터 MCI·MCG 가입을 일시 중단할 방침이다. MCI·MCG는 소액임차보증금을 공제하지 않고 주담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보증상품이다. 가입이 중단되면 서울 기준 최대 5500만원가량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국민은행을 비롯해 하나·경남은행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 차원에서 모기지보험 취급을 잇달아 중단한 상태다.

은행들이 연이어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선 것은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초과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국민은행이 주담대 한도를 절반으로 전격 축소한 것도 상반기에는 가계대출이 역성장했지만, 지난 5~6월 증가세가 예상보다 가팔라 7~8월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연간 목표치를 초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당국이 관리하는 목표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은행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신한은행·하나은행·농협은행이 각각 0.70%, 우리은행이 0.71%, 국민은행이 0.59%다. 그러나 지난달 말 5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74조9352억원으로 지난해 말 767조6781억원보다 0.9% 늘었다. 단순 증가율만 놓고 보면 금융당국이 제시한 목표 수준을 웃도는 셈이다.


은행들이 정해진 가계대출 한도 안에서 총량 관리에 나서다 보니 대출 수요가 은행 간 이동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신한은행의 모집인 채널 대출이 이달 처음으로 조기 소진된 것도 다른 은행들이 대출 취급을 제한하면서 수요가 신한은행으로 집중됐기 때문이었다. 일각에서는 모기지보험을 아직 취급하고 있는 우리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별 총량 관리 강도가 달라지면서 차주들이 대출이 가능한 은행을 찾아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당분간 은행별 대출 한도와 취급 조건이 수시로 바뀔 수 있어 실수요자들의 혼선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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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돈 빌리기는 더 어려워진 가운데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이날 기준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 금리(금융채 5년물 기준)는 연 4.66~7.37%로 집계됐다. 지난 5월 말과 비교하면 금리 하단은 0.40%포인트, 상단은 0.27%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신한은행(연 4.66~6.07%)과 하나은행(연 4.969~6.169%)을 제외하면 사실상 4%대 주담대 금리는 자취를 감췄다.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6개월 만기) 금리도 국민은행(연 4.72~5.72%)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은행은 모두 하단이 5%를 넘어섰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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