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와 함께 내려간
똘똘한 소·부·장 기업 수요 잡는다
은행 대출 넘어 증권 등 계열사 연계
지분투자 지원 방안도 거론
지역 금융 수요 확대 대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800조원 규모 반도체 공장 투자를 계기로 금융권이 호남 지역 기업금융 거점 확대에 나선다. 클러스터 조성이 본격화하면 호남으로 이전하거나 증설하려는 중소·중견기업의 금융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간 지방 금융 지원 확대 주문을 받아온 금융권은 대출 중심의 지역 센터를 금융지주 계열사와 결합해 지분투자 등까지 연결하는 복합 거점으로 키우는 방안까지 고민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금융지주들은 호남 지역에서 운영해온 지역 지원 조직의 기능을 확대하거나 관련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팹 4기를 광주 군 공항 부지에 건설하기로 발표하면서 향후 소재·부품·장비 등 협력기업 이전·증설에 따른 금융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중은행의 한 부행장은 "지역 금융지원 확대 요구에도 우량기업이 부족해 지원 대상을 발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가 본격화하면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대거 이전할 수 있는 만큼, 이를 경쟁적으로 발굴·지원해야 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호남BIZ프라임센터'의 명칭을 '전남광주제주BIZ프라임센터'로 변경하고, 호남권 기업금융 채널을 확대할 계획이다. 호남 지역에 BIZ프라임센터를 추가로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BIZ프라임센터는 지역 기업 수요에 대응해 중소·중견기업을 발굴하는 조직이다. 기업의 시설·운전자금 대출뿐 아니라 경영 컨설팅, 자산관리, 공급망금융 등 원스톱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은행도 기존 지역 조직을 활용해 호남 지역 기업금융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기업은행 지역본부는 관할 영업점의 영업과 실적 관리를 지원하는 조직이다. 내부에서는 자금 수요 확대에 대비해 지역본부의 지원 기능을 보강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지역 조직의 여신 업무를 넘어 기업금융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은행뿐 아니라 증권사와 캐피털, 벤처캐피털(VC) 등이 함께 참여하는 금융지주 차원의 복합 그룹형 거점이 설치되면, 지역에서 기업을 발굴한 뒤 대출과 회사채 발행, 인수금융, 지분투자 등을 계열사와 곧바로 연결할 수 있다. 증권사 등 투자 업무가 가능한 계열사가 직접 입주할 경우 일부 투자 업무를 현장에서 취급하는 구조도 가능하다.
또 다른 시중은행의 한 부행장은 "호남 반도체 투자 800조원은 은행권이 여신만으로 지원하기 어려운 규모"라며 "은행 간 신디케이트론은 물론, 대출과 투자를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조직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BIZ프라임센터는 은행 산하 조직인 만큼 지역에서 지분투자 등 수요를 확인하더라도 이를 본점 투자금융 부서 등에 전달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 지주 차원에서 지역 센터를 증권사 등 계열사 조직과 연계한 복합 점포로 확대할 경우, 지역에 다양한 자금 조달 수단을 연결할 수 있다. 현장에서 투자 검토와 의사결정에 걸리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
신한은행도 지난 1일 호남 지역에 개소한 전남·광주 SOL클러스터를 정책금융기관의 보증·보험이나 그룹 내 투자, 캐피털, 자본시장 부문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OL클러스터는 AI와 반도체, 미래차, 에너지 등 중점 산업에 초점을 맞춰 전략산업 기업을 대상으로 설비투자와 운전자금, 공급망금융 등을 지원하는 조직이다.
다만 은행권 내부에서는 반도체 공장 착공과 협력사 이전이 구체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센터부터 확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반대 의견도 있다. 기존 지역본부와 영업점, 본점 투자금융 조직을 통해서도 기업 지원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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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무언가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현재 지원센터 등을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한 업무"라며 "이 같은 움직임은 정치권에 보여주려는 성격이 강한 것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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