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전남광주지부 '혐오 표현 인식 조사' 분석
"교육행정 실효성 지원 못하고 있어" 비판

전남·광주 지역의 학생과 교사들이 온라인상에서 유포되는 심각한 지역 비하와 역사 왜곡 표현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지역 교육계는 최근 출범한 통합 교육 당국을 향해 공허한 수사를 멈추고 현장 교사와 학생을 보호할 실질적인 제도적 방패를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전남지부와 광주지부는 본부가 발표한 '혐오·역사 왜곡 표현 교사·청소년 인식 조사'의 광주·전남 지역 데이터를 별도로 추출해 분석한 결과를 8일 공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광주 청소년의 65.0%가 최근 1년간 온라인상에서 지역 비하 및 조롱 표현을 직접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는 전국 평균인 47.7%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교사들이 체감하는 역사 왜곡의 심각성도 정점에 달했다. 광주·전남 교사의 58.5%가 5·18 민주화운동 등 역사 왜곡 표현을 온라인이나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자주 접한다"고 응답해 전국 평균(45.2%)과 큰 격차(13.3%P)를 보였다.


우려스러운 지점은 혐오 표현에 노출된 광주 학생들의 '숨겨진 상처'였다. 조롱 표현으로 인한 심리적 피해 경험을 묻는 문항에 "답하고 싶지 않다"고 선택한 광주 학생의 비율은 8.7%로 조사됐다. 이는 전국 평균(4.6%)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수치로, 온라인 혐오로 상처받은 우리 지역 학생들이 이를 치유받지 못하고 마음속에 깊이 숨기고 있음을 방증한다.

전교조는 교실을 덮친 혐오의 파도 속에서도 현장 교사들이 공공연하게 고군분투하며 공교육을 지탱해 왔으나, 교육행정은 정작 실효성 있는 지원을 다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생생한 민주시민교육 실천을 지원하기보다 행사 참여 인원이나 사업 건수 등 '기계적인 숫자'를 채우는 선심성 실적주의 행정에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그 결과 일선 학교 현장에서 혐오 표현이나 역사 왜곡 관련 악성 민원, '정치 편향' 시비가 발생했을 때 교사를 지켜줄 체계적인 방어망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에서 광주·전남 교사의 무려 91.0%가 교육청 차원의 대응 매뉴얼이 "없거나 혹은 존재 여부를 모른다"고 답했다. 행정의 무관심 속에 최소한의 제도적 울타리마저 방치돼 있었던 셈이다.


또 최근 불거진 고교야구 비하 구호 파문 등 일련의 사태를 언급하며 "이번 사안은 학생들끼리 사과하고 몇몇 학교가 참배한다고 해서 끝날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난 7월 1일 출범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을 향해 단순한 유감 표명을 넘어 근본적인 구조적 대책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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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전남·광주지부 관계자는 "최근 제정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특별법 제346조는 5·18민주화운동과 여순항쟁 등 의로운 역사를 계승하는 민주시민교육을 교육감의 법적 의무로 명시하고 있다"며 "이 권한과 책무가 종이 위의 글씨로만 남아서는 안 되며, 혐오 세력으로부터 아이들과 교사를 지키는 방패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남취재본부 민찬기 기자 coldai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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