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불빛 아래 태어난 아기…베네수엘라 대피소서 피어난 '작은 기적'
산모, 무너진 도시 피해 야구장 대피소로
의료진 부족한 현장서 무사히 출산해
베네수엘라 연쇄 강진 피해가 집중된 북부 라과이라주의 한 대피소에서 지진 직후 새 생명이 태어났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참사 속에서 의료 장비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현장에 있던 응급구조사와 피난민들이 힘을 모아 산모와 아기를 살려냈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은 베네수엘라 강진 참사 현장에서 한 아기가 태어난 사연에 대해 소개했다. 잔해 속 생존자 수색이 이어지는 사이, 대피소로 몸을 피한 19세 산모는 휴대전화 불빛 아래에서 아들을 출산했고, 주변 피난민들은 박수로 아이의 탄생을 맞았다.
베네수엘라 연쇄 강진 피해가 집중된 북부 라과이라주의 한 대피소에서 지진 직후 새 생명이 태어났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참사 속에서 의료 장비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현장에 있던 응급구조사와 피난민들이 힘을 모아 산모와 아기를 살려냈다. AP연합뉴스
임신 38주였던 엘리아나 가르시아(19)가 지난달 24일 베네수엘라 카리브해 연안을 강타한 강진 직후 가족들과 함께 피신하던 중 양수가 터진 것을 느꼈다. 가르시아는 앞서 의사로부터 골반이 좁아 자연분만이 어렵다는 진단을 받고 일주일 뒤 제왕절개 수술을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진으로 건물들이 무너지고 도로 곳곳이 잔해로 뒤덮인 상황에서 병원으로 곧장 이동하기는 어려웠다. 가족들은 가까스로 챙겨 나온 시트 한 장을 깔고 가르시아를 눕혔다. 당시 현장은 가족을 찾는 주민들과 생존자를 수색하는 구조대원들, 피난민들로 극심한 혼란에 빠져 있었다. 가르시아의 올케 훌리아 디 주세페(37)는 도움을 구하기 위해 밖으로 뛰쳐나갔다. 하지만 구조대원들은 무너진 건물 잔해 속 생존자를 찾느라 여념이 없었다. 빈손으로 돌아온 디 주세페가 본 것은 이미 출산이 시작된 가르시아의 모습이었다.
그는 가족을 찾고 있던 한 응급구조사에게 간절히 도움을 요청했고, 구조사는 곧장 분만을 돕기 시작했다. 당시 현장에는 흐르는 물도, 전기도, 수술용 장갑도 없었다. 응급구조사는 휴대전화 불빛과 손 소독제만으로 분만을 이어갔다. 잠시 뒤 가르시아는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주변에 모여 있던 피난민들 사이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고, 그 소리에 맞춰 아기는 첫울음을 터뜨렸다.
한편, 미국 지질조사국(USGS) 발표를 보면 베네수엘라 북부에서는 지난달 24일 규모 7.2 지진에 이어 약 39초 뒤 규모 7.5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라과이라와 수도 카라카스 일대에서 피해가 집중됐으며, 외신들은 사망자와 이재민 규모가 계속 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의료 장비가 없는 상황에서 탯줄을 처리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디 주세페는 사람들이 머리 끈을 꺼내 탯줄 양쪽을 묶었고, 알코올을 발랐다고 전했다. 탯줄은 손톱 가위로 잘랐다. 가르시아는 이후 가족의 품에 안겨 이동하다가 쓰레기 수거용 손수레와 구급차를 차례로 타고 공립병원에 도착했다. 병원은 지진 피해자들로 붐비고 있었지만, 의료진은 산모와 신생아를 보살폈다.
가르시아는 당초 아들이 태어나면 '다니엘 에두아르도'라는 이름을 붙이려 했다. 그러나 지진으로 실종된 언니를 떠올리며 아기 이름을 '가엘 헤수스'로 정했다. 그는 AFP에 "언니는 늘 아기 이름을 가엘로 지으라고 말했다"며 "언니를 위해 아이를 가엘 헤수스라고 부르기로 했다. 이것이 언니와 함께 있는 나만의 방식"이라고 말했다.
새 생명의 탄생은 가족에게 위로가 됐지만, 참사의 상처는 컸다. 디 주세페는 가르시아가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그 아이를 구했지만 두 조카를 잃었다"고 말했다. 가르시아의 14세, 11세 조카는 무너진 아파트 잔해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가르시아의 언니와 또 다른 조카는 여전히 실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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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 지질조사국(USGS) 발표를 보면 베네수엘라 북부에서는 지난달 24일 규모 7.2 지진에 이어 약 39초 뒤 규모 7.5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라과이라와 수도 카라카스 일대에서 피해가 집중됐으며, 외신들은 사망자와 이재민 규모가 계속 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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