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객실 바닥 40도 기록
고심도 노선 냉방 설치 '난항'
전체 교체까지 수십 년 전망

기록적인 폭염 영향으로 영국 런던 지하철 일부 노선의 객실 내부 온도가 40도에 육박한 가운데 기술적 문제와 예산 부족으로 냉방 열차 도입이 장기간 지연되면서 승객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중심부에서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 승객이 런던 지하철 객차 안에서 휴대용 선풍기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중심부에서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 승객이 런던 지하철 객차 안에서 휴대용 선풍기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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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달 폭염 당시 환경단체 그린피스 의뢰로 실시된 열화상 조사에서는 피카딜리선 열차 바닥 온도가 40도까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런던 지하철에서 냉방 장치를 갖춘 열차는 약 190대다. 다만 가장 최근 도입된 차량도 2017년 6월에 투입됐으며, 모두 디스트릭트선과 서클선 등 저심도 노선에서만 운행 중이다. 2022년 개통한 엘리자베스선 역시 냉방 열차를 운행하지만, 런던 지하철 노선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전체 노선의 약 60%를 차지하는 고심도 노선은 냉방 설비 설치가 쉽지 않다. FT에 따르면 고심도 노선은 1890년대 런던의 점토 지반을 터널 굴착기로 뚫어 건설됐다. 터널과 열차 사이 공간이 매우 좁아 냉방 장치를 설치하기 어려운 구조다. 여기에 출퇴근 시간대 수백 대의 열차가 오가면서 발생하는 이른바 '피스톤 효과'로 터널 주변 토양에 열이 축적돼 냉각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고심도 노선에 신형 열자 투입 예정…전체 교체까지는 시간 걸릴 듯

1973년부터 운행 중인 피카딜리선에는 올해 말부터 신형 냉방 열차가 순차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고심도 노선 가운데 냉방 열차가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 지멘스가 제작한 신형 열차는 소형화된 냉방 장치를 객차 하부에 설치하고, 바퀴 수를 줄여 확보한 공간에 냉방 설비를 배치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시험 운행 과정에서 여러 기술적 문제가 발생하면서 당초 지난해 12월 예정됐던 운행 개시 시점은 올해 12월로 연기됐다.


런던 교통 이용자 단체(London TravelWatch)는 "피카딜리선 냉방 열차는 하루라도 빨리 도입돼야 한다"며 "런던 대중교통 전반에 냉방 설비와 냉각 시스템에 대한 추가 투자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런던교통공사(TfL)는 현재 1972년 도입된 베이컬루선과 1992년부터 운행 중인 센트럴선, 워털루 앤드 시티선에도 냉방 열차를 도입할 계획이지만 아직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피카딜리선에 신형 열차가 투입되더라도 전체 노선이 냉방 열차로 교체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도입된 노던선과 주빌리선 차량은 아직 교체 일정조차 정해지지 않았으며, 2009~2011년 도입된 빅토리아선 차량 역시 앞으로 수십 년간 운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닉 덴트 런던교통공사 고객운영 책임자는 "더 극심하고 잦아지는 폭염 속에서도 교통 서비스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새 열차에는 발생 열을 줄이는 에너지 효율 기술을 적용하는 등 네트워크 개선에 수백만 파운드를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중심부의 패딩턴역에서 승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APF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중심부의 패딩턴역에서 승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APF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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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방 설비 확충 요구 잇따라

승객과 시민단체, 노동계는 객실 내 온도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기관사 노조 아슬레프(Aslef)의 핀 브레넌 조직담당자는 과거 정부의 투자 부족을 원인으로 지목하며 "기후변화 시대에는 높아지는 기온에 대응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중교통 투자가 런던의 미래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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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는 "올해 영국의 폭염으로 학교와 병원, 교통망 전반에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로 폭염을 비롯한 극한기상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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