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누적 여객 수가 개항 25년 만에 10억명을 넘어섰다. 세계 주요 허브공항 가운데 가장 빠른 기록이다. 올 1분기 국제선 여객도 1978만명으로 전 세계 1234개 공항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공항이라는 평가에 걸맞은 성과다. 다만 외형적 성과와 이용객이 체감하는 서비스 수준 사이에는 여전히 적지 않은 간극이 있다.


대표적 사례가 출입국 절차다. 안면인식 스마트패스로 출국장에 들어가도 법무부 심사대에서 다시 여권을 제시해야 한다. 심사 시스템이 연계되지 않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법무부·항공사가 각자 맡은 업무만 관리할 뿐 승객의 이동 동선을 통합적으로 책임지는 주체가 없다. 지난 3월 입국 대란 때 법무부는 심사관 276명 증원을 요청했지만, 실제 증원은 6명에 그쳤다. 과거 국제선은 '출발 2시간 전'이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은 공항과 항공사들이 3시간 전 도착을 권고한다. 세계 1위 국제공항이 승객의 시간을 단축하기보다 '더 일찍 오라'고 안내하는 현실은 정상이 아니다.

이는 정부가 검토 중인 인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의 통합 논의에 시사점을 던진다. 비효율을 줄이고 공항 정책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더는 미룰 수 없다. 인천공항공사가 대규모 흑자를 낸 반면, 지방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는 구조적 적자가 이어지는 현실도 개선이 필요하다.


물론 통합으로 인천공항의 경쟁력이 약화되거나 의사결정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경청해야 한다. 따라서 기능과 재원·권한을 어떻게 배분할지 정교한 설계가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이런 우려가 개혁을 가로막는 명분이 돼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국가 공항 운영체계를 더 효율적으로 재편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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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공사는 면세점과 상업시설 임대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서비스 혁신과 자회사 노사 갈등 해결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세계적 공항은 여객 수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이용객이 체감하는 편의와 운영 효율, 서비스 품질까지 함께 높아질 때 비로소 진정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10억명 시대에 필요한 것은 그 기록에 걸맞은 운영 혁신이다.


논설실 colum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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