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파마 쇼핑리스트 살펴보니…차세대 ADC·면역질환 등 선별
올 상반기 바이오파마 M&A 50건 넘어
면역·염증질환, 정밀항암에 대형 딜 집중
글로벌 제약·바이오 인수합병(M&A) 자금이 면역·염증질환, 희귀질환,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특정 분야로 집중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형 제약사들이 단순히 몸집을 키우기보다 상업화 가능성이 확인된 외부 파이프라인과 플랫폼을 골라 사들이는 모습이다. 특허절벽을 앞두고 미래 매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선별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글로벌 바이오파마 M&A는 50건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상반기 약 30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이달 들어서도 버텍스가 희귀 내분비질환 기업 크리네틱스를 100억 달러에, 노바티스가 영국 ADC 바이오텍 마이릭스바이오를 최대 15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하는 등 대형 거래가 이어졌다.
대형 딜이 몰린 분야는 면역·염증질환이다. 이 시장은 환자 수가 많고 장기 투약 수요가 커 시장성이 우수하다. 휴미라 특허만료 이후에도 스카이리치, 린버크, 듀피젠트 등 후속 면역질환 치료제가 대형 시장을 형성하면서 빅파마가 계속 투자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 됐다. 최근 거래는 기존 치료제와 같은 질환을 겨냥하되 투약 편의성, 지속성, 안전성을 개선한 후보물질을 선점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
애브비는 지난달 아포지테라퓨틱스를 109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아포지는 아토피피부염과 천식 등을 겨냥한 장기지속형 항 인터루킨(IL)-13 항체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애브비는 휴미라 이후 면역질환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 스카이리치와 린버크를 키워왔는데, 이번 인수로 차세대 면역질환 파이프라인을 추가했다. GSK가 올 초 알레르기·면역질환 기업 RAPT를 22억 달러에 인수한 것도 같은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작지만 확실한 시장인 정밀항암과 희귀질환에서도 거래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암이나 희귀질환은 전체 환자 수는 제한적이지만, 진단 기준이 분명하고 미충족 수요가 커 임상 설계와 약가 전략을 세우기 쉽다. GSK가 지난달 폐암 표적항암제 개발사 누발런트를 106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것도 이러한 흐름으로 볼 수 있다. 누발런트는 ROS1·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낭포성섬유증 치료제로 성장한 버텍스는 최근 약 100억 달러를 들여 희귀 내분비질환 전문기업 크리네틱스를 사들이기로 했다. 이를 통해 FDA 승인을 받은 1일 1회 경구용 말단비대증 치료제 팔소니파이와 선천성 부신과다형성증 후보물질 아투멜난트를 확보하게 됐다. 버텍스는 크리네틱스의 자산이 중대한 미충족 수요가 있는 희귀 내분비질환 분야에서 자사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연간 50억 달러 이상의 매출 기회를 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로 보면 ADC를 둘러싼 기술 확보 경쟁이 두드러진다.단순히 ADC 후보물질을 사들이는 것을 넘어서 내성, 독성, 약물 방출 조절 같은 한계를 줄일 수 있는 링커와 페이로드 기술까지 함께 확보하려는 추세다. 노바티스의 마이릭스 인수가 대표적이다. 마이릭스는 NMT 저해제 기반 ADC 페이로드 플랫폼을 보유했다. 길리어드도 지난 4월 독일 ADC 기업 투블리스를 최대 5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투블리스는 난소암과 비소세포폐암 등을 겨냥한 ADC 후보물질과 링커·페이로드 플랫폼을 갖고 있다. 길리어드는 인수 이후 독일 뮌헨을 ADC 연구 허브로 삼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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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별로는 일라이릴리의 움직임이 가장 두드러졌다. 업계 집계 기준으로 일라이릴리는 올해 9건의 기업 인수 및 파이프라인 확보 거래를 체결해 총 233억 달러를 투입했다. 길리어드가 약 150억 달러, GSK가 약 138억 달러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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