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임금에 영향 주는 기대 인플레
1·3년 기대 인플레…23년·22년 이후 최고
단기·중기 물가 불안 커져
다만 5년 기대 인플레는 변동 없어
휘발유 가격 상승 기대 3.5%P 하락
헤드라인 물가 하락에 긍정적
미국 소비자들의 단기·중기 기대인플레이션이 6월 들어 다시 상승했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휘발유 가격 전망은 2022년 중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의료비와 임대료 상승 우려가 커지며 가계의 물가 불안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변동이 없었다.
7일(현지시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6월 소비자기대조사에 따르면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3.7%로 전월(3.5%)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3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3년 기대인플레이션도 3.3%로 전월(3.1%) 대비 0.2%포인트 올랐다. 이는 2022년 6월 이후 최고치다. 반면 5년 기대인플레이션은 3.0%로 전월과 같았다.
미국의 소비자들이 당장 1~3년 안에는 물가가 쉽게 2%대로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5년 이상 장기 기대 물가는 변동이 없었다. 의료비, 임대료 같은 생활비 부담으로 물가 불안감이 중단기에 쏠려있음을 시사한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품목별 전망은 엇갈렸다. 휘발유 가격 상승 기대는 3.5%포인트 급락한 1.5%로 낮아졌다. 이는 2022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에너지 가격이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식품 가격 상승 기대도 5.0%로 0.8%포인트 낮아졌고, 대학 교육비 상승 기대는 5.7%로 2.3%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의료비와 임대료에 대한 부담은 커졌다. 향후 1년 의료비 상승 기대는 9.4%로 0.5%포인트 올랐고, 임대료 상승 기대는 8.3%로 0.9%포인트 상승했다. 에너지 가격 하락이 헤드라인 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주거비와 의료비 등 생활비 부담은 여전히 소비자들의 물가 불안을 자극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윌리엄스 총재는 이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에너지 가격 하락 때문에 단기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해 조금 더 긍정적으로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통화정책 기조에 대해서도 "Fed의 책무를 달성하기에 잘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는 에너지발 물가 압력이 완화되더라도 소비자 기대인플레이션이 아직 안정됐다는 점을 보여준 지표로 해석된다. Fed는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동결해 왔지만, 지난달 공개된 경제전망에서 정책 당국자 9명은 연내 최소 한 차례의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봤다.
노동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는 개선됐다. 향후 1년 뒤 미국 실업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는 평균 확률은 41.7%로 전월보다 1.5%포인트 낮아졌다. 향후 12개월 안에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는 평균 확률도 14.1%로 1.0%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실직할 경우 새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보는 확률은 44.9%로 1.2%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둘 가능성은 17.3%로 3.5%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2023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고용시장이 안정됐다는 인식은 개선됐지만, 노동자들이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적극적으로 이동할 만큼의 자신감은 약해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가계 재정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개선됐다. 향후 1년 가계소득 증가 기대는 3.0%로 0.2%포인트 올랐고, 지출 증가 기대는 5.0%로 전월과 같았다. 향후 3개월 안에 최소 채무상환을 하지 못할 가능성은 10.8%로 1.8%포인트 하락해 2023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에 대한 낙관론도 강화됐다. 1년 뒤 미국 주가가 지금보다 높을 것으로 보는 평균 확률은 40.9%로 2.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1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재 가계 재정 상황이 1년 전보다 나아졌다고 보는 응답도 늘었고, 1년 뒤 재정 상황에 대한 전망도 개선됐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아침 2알, 내 단백질" 반숙 달걀의 배신…7월에는...
이번 조사 결과로 Fed의 정책 셈법도 한층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윌리엄스 연은 총재는 올해 상반기 공개 행사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에너지 가격 하락과 고용·가계 재정 전망 개선은 경기와 단기 물가 전망에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1년과 3년 기대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상승한 만큼, Fed가 물가 둔화에 대한 확신을 갖고 금리 경로에 명확한 신호를 주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