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도만 각도 바꿔도 선명한 구조색 구현…위조방지 성능 향상
화폐·신분증·의약품 포장부터 유연 디스플레이까지 활용 기대

평소에는 투명하지만 구부리는 순간 숨겨진 그림이 나타나는 차세대 광학 보안 필름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보는 각도를 단 1도만 바꿔도 색이 뚜렷하게 변해 기존보다 훨씬 많은 보안 정보를 담을 수 있어 화폐와 신분증, 고가 제품의 위조 방지 기술에 활용될 전망이다.

관찰 각도에 따른 구조색 변화와 각도 응답성. (a) (i) 일반 필름, (ii) 대칭 원형 패턴쌍, (iii)비대칭 원형 패턴쌍의 관찰 각도별 구조색 변화를 측정하기 위한 광학 측정 모식도. (b) 각 구조의 관찰 각도별 반사 스펙트럼 측정 결과. (c) 각 구조의 관찰 각도에 따른 구조색 변화. (d) 시야각에 대한 구조색 스팩트럼 응답성 비교 결과. 연구팀 제공

관찰 각도에 따른 구조색 변화와 각도 응답성. (a) (i) 일반 필름, (ii) 대칭 원형 패턴쌍, (iii)비대칭 원형 패턴쌍의 관찰 각도별 구조색 변화를 측정하기 위한 광학 측정 모식도. (b) 각 구조의 관찰 각도별 반사 스펙트럼 측정 결과. (c) 각 구조의 관찰 각도에 따른 구조색 변화. (d) 시야각에 대한 구조색 스팩트럼 응답성 비교 결과. 연구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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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김태성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기하학적으로 설계한 미세 주름 구조를 이용해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이미지가 필름을 구부렸을 때만 구조색으로 나타나는 투명 광학 보안 필름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기능성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다.

주름 방향 바꿔 '숨은 그림' 구현


구조색은 염료가 아니라 표면의 미세구조가 빛을 반사하거나 회절하면서 나타나는 색이다. 연구팀은 필름을 구부릴 때만 생기는 미세 주름을 이용해 평상시에는 보이지 않는 이미지를 구현했다.


핵심은 주름의 간격은 일정하게 유지하면서도 진행 방향을 다양하게 만든 점이다. 연구팀은 주름층 일부를 원형으로 비워내는 구조를 설계해 직선 주름과 곡선 주름이 함께 형성되도록 했다. 이 덕분에 빛이 여러 방향으로 회절하면서 필름을 조금만 돌려도 색이 선명하게 바뀐다.

실험 결과 보라색부터 빨간색까지 가시광선 전 영역의 색을 표현하는 데 필요한 각도 변화는 약 7도에 불과했다. 기존 직선형 주름 필름은 같은 색 변화를 구현하는 데 약 30도의 회전이 필요했다.


위조방지·센서·디스플레이 활용 기대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구부렸을 때만 앵무새 그림이 나타나는 보안 필름을 제작했다. 기존 필름이 특정 각도에서만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새 필름은 0도부터 90도까지 회전하는 동안에도 구조색과 이미지가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이미지를 구현한 필름이라도 미세 주름이 갈라지거나 끝나는 위치는 제품마다 달라 이를 사람의 지문처럼 고유한 '광학 지문'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 사진. (왼쪽부터) 김태성 교수,칼리안난 티야가라잔 박사, 지성준 연구원. UNIST 제공

연구팀 사진. (왼쪽부터) 김태성 교수,칼리안난 티야가라잔 박사, 지성준 연구원. UN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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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구성도 우수했다. 필름을 500차례 반복해 구부린 뒤에도 동일한 구조색과 주름 패턴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연구팀은 부드러운 실리콘 소재인 폴리다이메틸실록세인(PDMS) 위에 키토산 박막을 형성한 뒤 자외선과 포토마스크를 이용해 미세 구조를 제작했다. 두 소재의 강성 차이로 인해 필름을 구부리면 표면에 원하는 방향의 미세 주름이 형성되는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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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주름이 여러 방향으로 형성되도록 설계해 작은 각도 변화에도 색이 빠르게 변하도록 구현했다"며 "화폐와 신분증, 고가 제품과 의약품 포장의 위조방지 표식은 물론, 미세한 움직임을 색 변화로 감지하는 광학 센서와 유연 디스플레이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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