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기념공원서 44주기 추모식

한미 우호와 보훈 가치 되새겨

한국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았던 부산에 다시 희망의 기반을 세웠던 한 외국인 장군의 발자취가 44년 만에 다시 조명된다.


군사적 지원을 넘어 전쟁으로 무너진 시민들의 삶을 회복하는 데 앞장섰던 리차드 위트컴 장군은 오늘날까지 '부산 재건의 숨은 주역'으로 기억되고 있다.

국가보훈부 부산지방보훈청(청장 이남일)은 오는 10일 오전 10시 유엔기념공원과 유엔평화기념관에서 리차드 위트컴(Richard S. Whitcomb) 장군 제44주기 추모식이 열린다고 전했다.


이번 추모식은 위트컴희망재단이 주관하며 부산지방보훈청장을 비롯해 위트컴희망재단 이사장, 부산시장, 부산대학교 총장, 유엔평화기념관장, 육군군수사령관 등 주요 기관 관계자와 시민 15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행사는 유엔기념공원 내 장군 묘역 헌화를 시작으로 위트컴 장군의 생애와 업적 소개, 추모사와 감사 인사, 유엔평화기념관 내 위트컴실과 유엔군 참전기념실 관람 순으로 진행된다.


위트컴 장군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 제2군수사령관으로 복무하며 전쟁 수행에 필요한 군수 지원뿐 아니라 전후 부산 재건 과정에서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였던 인물이다.


그가 남긴 흔적은 단순한 군사 지원에 머물지 않는다. 전쟁고아를 위한 고아원 설립을 지원했고, 열악했던 의료 환경 개선을 위해 부산 메리놀병원 건립에도 힘을 보탰다. 또 당시 이승만 대통령과 경상남도지사를 설득해 부산대학교 장전동 부지 약 50만평을 무상 확보하는 데 기여하며 지역 교육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


특히 부산역전 대화재로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던 당시 군수물자를 긴급 지원한 일은 지금까지도 대표적인 인도주의 사례로 평가받는다.


당시 이 일로 미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위트컴 장군은 "전쟁은 총과 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 나라의 국민을 위하는 것이 진정한 승리다"라는 신념을 밝혀 깊은 울림을 남겼다.


그의 말은 70여년이 지난 지금도 의미를 갖는다.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전쟁 이후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회복시키느냐는 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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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이 몰려든 임시수도였지만, 동시에 새로운 대한민국의 재건이 시작된 공간이기도 했다. 위트컴 장군은 그 과정에서 군인의 역할을 넘어 한 도시의 미래를 고민했던 실천가였다.


부산지방보훈청 관계자는 "이번 추모식이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한 리차드 위트컴 장군의 희생과 봉사의 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한미 우호와 보훈의 가치를 함께 나누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지방보훈청.

부산지방보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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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취재본부 조충현 기자 jch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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