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생명줄 라면·과자·우유도 발뺐다…홈플러스 '손절'
농심·서울우유,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납품 중단
최근까지 선지급 조건으로 거래 이어와
다수 식품기업, 자금상황 악화 고려 일찌감치 철수
2주 내 즉시 항고 조건에도 회생 재개 희박 전망
7일 수도권의 한 홈플러스 매장. 식품 전문 매장을 부각한 '메가푸드 마켓'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신선식품과 냉동, 즉석조리(델리), 축산·수산물을 판매하기 위해 마련된 진열대는 대부분 홈플러스의 자체브랜드(PB) 심플러스 상품들로 채워졌다. 한산한 내부 중간중간 임시 매대를 세워 속옷이나 트레이닝복 등 의류를 염가에 판매하고, 프라이팬이나 가정용품을 제 자리가 아닌 판매대에 진열해 놓기도 했다. 축산 코너에는 할인 스티커가 붙은 소고기와 돼지고기가 소량만 남아있고, 델리 코너도 먹을거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회생법원 제4부가 지난 3일 홈플러스에 대한 기업회생절차를 폐지한 지 닷새가 지난 가운데 영업 중인 점포의 분위기는 사실상 폐업 정리 수순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일부 기성브랜드 식품 제조사들도 최근까지 홈플러스에 상품 공급을 이어갔으나 법원의 이 같은 결정이 나면서 거래를 중단했다. 대표적으로 농심 농심 close 증권정보 004370 KOSPI 현재가 391,000 전일대비 등락률 0.00% 거래량 0 전일가 393,000 2026.10.29 개장전(20분지연) 관련기사 [주末머니]"환율 100원 내리면 이익 쑥…식품주 담을 때" "파스타대신 K-라면"…고물가 덮친 유럽 공략 '가속패달' 고무줄 환율·가격 눈치보기…바람잘날 없는 식품업계 은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라면과 과자 등 거래 물품의 공급을 끊었다. 이곳 매장에는 관련 상품 제조사 브랜드 중 유일하게 농심의 주력 라면 상당수와 스낵이 남아 있지만, 이마저도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나기 전까지 거래했던 물량의 재고분으로 매대 절반만 채우고 나머지 공간은 빈 박스로 대체했다.
농심 관계자는 "구체적인 조건을 밝힐 수는 없지만 홈플러스가 대금을 치르는 조건으로 최근까지 소량씩 거래를 이어왔다"며 "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 추가 납품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발생되는 미수 채권의 경우 법적인 절차에 따라 이를 돌려받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업계 중에서는 서울우유협동조합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나기 전까지 홈플러스와 거래를 계속했다. 서울우유 측은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에 따라 지난 주말부터 납품을 중단한 상태"라며 "향후 상황을 지켜보면서 납품 재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 홈플러스에 대한 회생채권을 보유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채권 규모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들 제조사뿐 아니라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close 증권정보 097950 KOSPI 현재가 170,100 전일대비 등락률 0.00% 거래량 0 전일가 168,700 2026.10.29 개장전(20분지연) 관련기사 [주末머니]"환율 100원 내리면 이익 쑥…식품주 담을 때" 매년 미친듯이 팔린다…'엄마 손맛' 보다 맛있는 서른살 햇반의 새 도전[르포] "파스타대신 K-라면"…고물가 덮친 유럽 공략 '가속패달' 과 샘표 샘표 close 증권정보 007540 KOSPI 현재가 43,850 전일대비 등락률 0.00% 거래량 0 전일가 43,300 2026.10.29 개장전(20분지연) 관련기사 김치·두부까지 담합?…재계 저승사자 첫 칼끝은 '나란히 가격인상' "큰맘 먹고 배달 끊고 집밥 해먹으려고 했는데"…장 보다가 가격 보고 '화들짝' 곁들임·조리 양념도 건강하게 먹는다…소스에 부는 '저당 열풍' , 동원F&B, 하림 하림 close 증권정보 136480 KOSDAQ 현재가 2,635 전일대비 등락률 0.00% 거래량 0 전일가 2,615 2026.10.29 개장전(20분지연) 관련기사 3만원 육박 배달치킨 뺨친다…1만원 이하 냉동치킨 '불티' [펫&라이프]'개슐랭 코스요리'까지 등장…대기업이 만든 반려동물 먹거리 컵라면·새우깡에 도넛·빵까지…서민 먹거리 가격 인상 줄줄이(종합) 등 일부 브랜드의 냉동식품, 가공·소스류 등도 매대에 남아 있으나 이는 회생절차 폐지 결정과 무관하게 소비기한이 긴 제품을 중심으로 이전 납품한 물량의 재고분을 진열해 놓은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까지 채권 관리를 통해 대금 지급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홈플러스가 요청하는 품목에 대해 제한적으로 제품을 공급했다"면서 "홈플러스의 자금 상황이 빠르게 악화하면서 5~6월 중으로 대부분의 식품사도 추가 납품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형 식품기업들은 미수 관리를 어느 정도 진행해 리스크가 적은 반면, 중·소상공인 공급사 중 일부는 미수금이 상당액 발생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면서 14일 안에 회사 측이 2000억원 수준인 긴급운영자금을 확보하고, 즉시 항고하면 재판부가 이를 정당한 사유로 인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운영자금 지원을 둘러싼 대주주와 최대채권자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데다, 식품기업을 비롯한 납품업체들이 그나마 이어갔던 제품 공급을 완전히 중단하면서 돌파구를 찾기가 더 힘들어졌다.
식품 코너뿐 아니라 가전 판매점에서도 홈플러스가 처한 현실이 드러난다. 최근까지 감사 페스티벌을 진행한 홈플러스 매장 내 삼성전자 가전 코너에는 기존 240만원짜리 에어컨을 150만원대에 할인 판매한다는 안내문만 붙어 있고 대부분의 제품은 자취를 감췄다. 업계 관계자는 "출고가가 높은 가전의 경우 홈플러스의 대금 지급 가능성을 고려해 제품을 보내거나 제조사가 직접 매장에 입점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왔다"며 "관련 제품이 진열되지 않은 것은 재고를 모두 소진했거나 임대 계약이 종료돼 매장에서 철수하는 상황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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