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안병증' 신약 허가됐지만…"조기 치료가 예후 좌우"
눈 튀어나오고 사물 겹쳐보이는 희귀 자가면역질환
국내선 올해 4월 품목허가…건강보험 등재 등 과제
신현진 건국대병원 교수 "중증환자 치료 접근성 높여야"
자가면역체계 이상으로 눈 주변 조직이 부풀어 올라 안구가 돌출되고 복시(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증상)를 유발하는 '갑상선안병증(갑상샘눈병증, Thyroid Eye Disease)'. 단순히 외모의 문제로 오해받기 쉽지만,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영구적인 시력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희귀 자가면역질환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질환 인지도가 낮고 치료 선택지도 제한적이어서 환자들이 장기간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신현진 건국대병원 안과 교수가 7일 서울 마포구 라이즈오토그래프컬렉션에서 열린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미디어 아카데미에서 '갑상선안병증'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인경 기자
신현진 건국대병원 안과 교수는 7일 한국바이오기자협회가 주최한 '갑상선안병증의 최신 치료' 미디어 아카데미에서 "갑상선안병증은 활동성 시기에 적절한 치료가 이뤄져야 영구적인 손상을 줄일 수 있지만 현재 국내 환자들은 치료 접근성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갑상선안병증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눈 주위 조직에 염증이 생기고 근육과 지방조직이 비대해지는 질환이다. 안구 돌출과 눈꺼풀 후퇴, 복시, 사시, 안구 통증, 충혈, 안구건조증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심한 경우 눈 뒤 시신경이 압박돼 영구적인 시력 저하와 실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신 교수는 "안구가 돌출되면 단순히 외형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아 각막이 손상되고, 눈을 움직이는 근육이 두꺼워져 복시가 발생한다"며 "근육이 시신경을 압박하는 채로 방치하면 실명 위험도 생긴다"고 설명했다.
갑상선안병증은 갑상선 기능항진증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별개의 질환이다. 자가면역질환인 그레이브스병 환자의 약 40%에서 발생하지만 갑상선 기능이 정상인 사람에게도 발병할 수 있으며, 갑상선 질환보다 먼저 나타나는 사례도 있다. 따라서 갑상선 기능이 정상이라는 이유만으로 안심해서는 안 되고 눈 증상이 나타나면 별도의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 질환은 염증이 진행되는 '활동성' 단계와 조직이 섬유화되는 '비활동성' 단계를 거친다. 활동성이 지나 비활동성에 접어들면 안구 돌출과 복시, 외모 변화 등이 영구적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신 교수는 "환자들은 흔히 치료를 받는데도 병이 진행된다고 호소하지만 현재 치료는 질환을 완전히 멈추는 것이 아니라 진행 속도를 늦추는 수준"이라며 "초기 염증을 최대한 빨리 조절해야 나중에 남는 손상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표준치료는 활동성 단계에서 스테로이드와 방사선 치료로 염증을 억제하고, 질환이 안정되면 안와감압술과 사시수술, 눈꺼풀수술 등을 시행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스테로이드는 안구 돌출과 복시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고, 장기간 사용하면 당뇨 악화와 간 손상 등 부작용 우려가 있다. 수술 역시 여러 차례 시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합병증 위험도 존재한다.
해외에서는 병의 원인인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 수용체(IGF-1)를 표적으로 하는 '테페자(Tepezza, 성분명 테프로투무맙)'이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활동기 중등도 이상 환자의 1차 치료 옵션으로 사용되고 있다. 투여 후 3개월 안에 안구 돌출과 근육 비대가 줄어드는 효과가 보고되며, 최근에는 만성기·재발 환자에게서도 효과가 확인되면서 적응증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4월 암젠코리아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고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으나 실제 환자들에게 처방하기 위해선 건강보험 등재와 희귀질환 지정 등 제도적·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상태다. 국내 중등도·중증 갑상선안병증 환자는 약 2000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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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안병증은 삶의 질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해외 조사에서는 환자의 61%가 독서와 운전, 사회 활동 등 일상 생활에 제한을 경험했고, 45%는 우울과 불안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 교수는 "중등도 이상의 갑상선안병증 환자들이 실명과 우울증의 늪에서 벗어나 신속히 일상으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질병코드 정립이 시급하다"며 "의료계와 환우회 등이 힘을 모아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건강보험 급여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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