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의 비중 얼마인가 정답은 없지만
사회에 미칠 영향 충분히 고려했는지
공공가치 훼손 최소화 방법 정립해야

[논단]반도체 특별성과급, 국민 행복 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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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금 한마디로, 반도체 시장의 슈퍼 사이클이 가져온 '돈벼락' 충격으로 대혼란에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충격은 증권과 부동산시장은 물론, 국민 생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지난달 18일 이뤄진 삼성전자 DX(가전·모바일) 부문 '노동조합 동행'의 조합원들의 시위도 그 일면으로 여겨진다. 이들은 검은 상의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같은 회사, 같은 권리"를 주장하는 시위에 나섰다. 이유는 삼성전자 노사가 지난 5월에 합의한 특별성과급 기준이 부문별 격차를 유발해서다. 올해 영업이익을 300조원으로 가정할 경우, 1인당 DS(반도체)부문 직원은 최대 6억원을 받는다. 반면에 DX 부문 직원은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만 수령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같은 회사 안에서 사업부문에 따라 성과급 수령금액이 최대 100배의 차이가 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대자동차 노조도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렇듯,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들의 특별성과급이 낳은 충격은 노동계에서 기업의 영업이익 또는 순이익의 N%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운동으로 확산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런 움직임이 다른 현장으로 더욱 퍼질 가능성이 높아지자 고용노동부는 뒤늦게 '초과이익'에 대한 공론화 작업을 추진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바른 분배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재정립이 필요해졌다는 판단이다. 최근 성과급 등 보상은 현장에 따라 다르고 그 괴리감은 과거보다 커졌다. 특히 공공기관과 사기업의 사정을 비교해 보면 이는 더욱 뚜렷해진다. 올해 정부가 특별한 성과를 낸 공무원들에게 지급한 특별 포상금 최대 금액은, 행정안전부의 '전남·광주 행정추진팀(11명)'에게 수여한 3000만원으로, 1인당 272만원 수준이었다.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한 특별성과급과 대조해보면, 그 격차는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이런 현실이 불합리하다고 여기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수익을 바탕으로 한 반도체 기업들의 고액 특별성과급은 그들이 스스로 일군 결과에 따른, 정당한 보상으로 인정받아야 하는 면이 있다. 다만 그 보상이 사내 구성원 모두에게 공정하게 이뤄졌는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 반도체 기업들이 이룩한 놀라운 성과는 사내 전체 일원들과 시스템이 빚어낸 모두의 성과란 점에서 그렇다. 주주·경영진·근로자·생산계열 기업 등 모두의 기여가 가져온 총체적인 결과물이라고 할 것이다. 기업의 지속 성장은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중요한 과업이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대내외에선 지속적으로 투자도 이뤄져야 했다.


하지만 보상의 비중은 얼마가 적정한지에 대한 정답이 현재로선 없다. 이 때문에 전체적으로 초과이익 배분에 대한 정답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결국 목소리 큰 노조가 우격다짐으로 내 몫을 주장하고 기업은 분란을 잠재우기 위해 적정 수준에서 타협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파업의 파장을 우려한 정부는 이를 용인하기 십상이다. 삼성전자의 특별성과급 역시도 이런 과정을 거쳐 합의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주목해야 할 문제는 이 합의 과정에서 그 결과가 사회에 미칠 엄청난 파장에 대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공익의 측면에서도 감독해야 할 고용노동부는 눈을 감았다. 우리 사회는 보상의 적합성 여부를 넘어서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는 많은 사회 구성원들의 희생과 헌신에 의해 상당 부분 운영되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의(義)와 충(忠)을 중심으로 한 공익의 사회적 가치를 지금도 중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반도체 특별성과급 사례는, 자신의 몫을 더 철저히 계산하고 챙기는 시대적 흐름을 우리 사회 내부에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크게 우려된다.


세계행복보고서는 북구 국가 국민들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이유에 대해 "사회에 대한 신뢰가 높기 때문"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 덕분에 국민소득이 커지는 것을 기대할 수 있겠으나, 한편으로 반도체 특별성과급의 충격이 우리 사회를 경제적 이익에 보다 민감해지고 이익 다툼은 더욱 늘어 경제적 차등에 분노하는 곳으로 변질케 할까 봐 우려된다. 이는 궁극적으로 국민 행복을 해치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있어 더욱 문제다.


이제라도 고용노동부는 기업들의 초과이익 배분에 대한 공론화 과정에서 공공의 가치와 국민 행복에 대한 훼손을 최소화하는 지급방법을 정립해야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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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전 고려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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