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K포커스]금리 인상 가리키던 3대 요인…금통위 D-10, 어떻게 바뀌었나
물가, 5·6월 3% 웃돌아 "당분간 높은 수준"
환율, 35거래일 1500원↑…변동성 확대 우려
부동산, 반도체 벨트 상승+증시 자산 이동 우려
성장, IB 전망 3%대로…"기계적으로라도 상향 조정"
"물가와 성장, 금융안정, 모든 요인이 한 방향을 가리킨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향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예고한 이후 약 6주가 지났다. 금통위를 10일가량 앞둔 7일, 시장은 이달 인상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지난 금통위 당시 한 방향을 가리키던 이들 3대 요인이 현시점에서 어떻게 변화했는지 짚어봤다.
물가, 유가 하락분 경기 개선이 상쇄…"당분간 높은 수준"
물가는 금리 인상을 지지하고 있다. 지난 금통위 이후 지난 5월과 6월 소비자물가는 각각 3.1%, 3.2%로 3%를 웃돌았다. 근원물가는 2.5%대로 올랐고, 일반인의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 역시 5·6월 2.8%대를 이어갔다. 신 총재가 강조했던 생활물가 상승률은 5월 3.3%에서 지난달 3.4%로 올라 2024년 4월(3.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은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하방 압력을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압력 확대가 상쇄하면서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엔 지난달 언급했던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3%대에서 유지'라는 표현은 사라졌으나 한은 물가 목표인 2.0%는 계속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높은 수준의 환율이 시차를 두고 물가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한은은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레벨도 변동성도…환율, 리스크 확대
금융안정 측면에서 가장 먼저 언급됐던 환율은 레벨을 더 높였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주간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6월 평균 환율은 1527.95원에 달했다. 월평균 기준으로는 외환위기 때였던 1998년 2월(1626.75원) 이후 최고치다. 올해 2분기 역시 1501.64원으로, 분기 기준으로도 1500원을 웃돌았다. 1998년 1분기(1596.88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환율은 중동 전쟁 여파로 지난 3월 금융위기 이후 처음 1500원을 넘었다가 한때 1400원대 초반으로 내려왔으나 5월15일 이후 전날까지 35거래일간 1500원 위에서 움직이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초엔 주간 종가가 1550원을 넘어서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기도 했다. 문제는 최근 원화 가치 급락을 불러온 외국인의 국내 증시 자금 이탈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6일 시작된 24시간 외환시장 개장의 경우 중장기적으론 외국인 투자자의 외환시장 접근성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으나, 야간 거래가 활성화되기 전까진 오히려 유동성 부족으로 변동성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여러 차례 개입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1500원 중반으로 되돌아간 전례가 있다. 엔화 약세 민감도도 매우 높아진 상태"라며 "당국 개입 추정 물량에 현재 환율이 153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이 같은 레벨이 유지되리란 믿음이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당국의 개입에도 환율이 1500원대 초반에서 안정되지 않는다면 7월 금통위에선 금리 인상과 동시에 강한 매파적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진단이다.
부동산, '반도체 벨트'발 상승+불어난 금융자산 재배분 우려
금융안정의 또 다른 축인 부동산 시장 역시 과열 우려 요소가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벨트'로 불리는 경기 남부의 상승세 지속과 함께 국내 증시 급등으로 불어난 금융자산이 향후 부동산 등 실물자산으로 재배분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어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다섯째 주(6월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평균 0.27% 올랐다. 서울 매매가격은 지난해 2월 첫째 주 상승 전환 이후 73주 연속 상승했다. 부동산원은 "재건축 추진 단지와 선호도 높은 역세권, 대단지 등 주요 단지 중심으로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매수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며 상승 거래가 이어지는 등 서울 전체적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경기 화성시 동탄구를 포함한 경기 남부권 '반도체 벨트'의 강세도 뚜렷하다. 동탄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13.00%다. 이후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편입이 이뤄졌지만, 시장에서는 당분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성장, IB 전망 3% 넘었다…"기계적으로라도 상향 조정"
성장 역시 금리 인상 부담을 줄이고 있다. 다음 달 한은이 내놓을 수정 경제전망에서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상향 조정은 이미 예고됐다. 신 총재는 지난달 한국금융학회 정기학술대회 만찬 기조연설에서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전기 대비)는 1.8%로 1.7%에서 상향 조정됐다"며 "연간 성장률 전망도 (지난 5월 전망인 2.6% 대비) 기계적으로라도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올해 1분기 명목 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10.5% 뛴 이유가 국내 인플레이션이 아닌, 반도체 효과를 앞세운 수출 물가의 큰 폭 상승이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국내외 주요 기관의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잇따라 상향 조정되고 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의 전망치 평균은 최근 3%대로 올라섰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주요 IB 8곳이 제시한 올해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3.0%로 5월 말(2.8%) 대비 0.2%포인트 뛰었다. JP모건은 지난달 3.0%에서 3.7%로 한 달 만에 0.7%포인트를 올렸다. 씨티은행도 3.0%에서 3.5%로 전망치를 상향했다. 역대급 반도체 수출 호황과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2차 추가경정예산 등이 반영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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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한국 통화정책을 둘러싼 다른 환경 역시 금리 인상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미국 정책금리는 중동 전쟁 여파 등으로 '인상 여부'보다 '동결 기조를 이어갈 수 있는지'가 관심사가 됐다. 시장에서는 당장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동결 기조가 유지되려면 향후 고용과 물가 지표가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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