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장윤기 막으려면"…법조계, 검찰 보완수사권 존치 '한목소리'
단순 살인 송치가 '강간살인'으로
현직 경찰 유착·증거인멸 정황 밝혀
귀가하던 여고생을 차량으로 납치해 흉기로 살해한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검찰 사법통제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당초 단순 살인 혐의 등으로 송치됐던 사건이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성폭행 목적의 범죄임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검찰 보완수사를 단초로 현직 경찰관인 피의자 부친과 수사팀 간의 유착 의혹, 의도적인 증거 인멸의 단서가 밝혀지며 보완수사권 존치 명분이 커지고 있다.
사건은 지난 5월 광주에서 장윤기씨(23)가 귀가하던 여고생을 흉기로 살해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장씨를 단순 살인 혐의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강간 등 살인' 혐의로 죄명을 변경해 구속기소 했다. 특히 수사 과정에서 현직 경찰 간부인 장씨의 부친이 동료 경찰들로부터 수사 기밀을 입수해 핵심 증거물을 폐기한 사실이 드러나며 파장이 일고 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검찰 보완수사권 존치 필요성을 방증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현행 수사 구조하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사라질 경우 경찰의 미진한 수사 등에 대한 통제가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보완수사권 폐지를 하게 된다면 제2의 장윤기 사건과 같은 경찰 유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전·현직 검사들의 중론이다. 권내건 법무법인 트리니티 변호사(사법연수원 35기)는 "구속 송치할 사건이면 피의자 조사부터 치밀하게 하기 마련인데, 그렇지 않음을 보여준 사건"이라면서 "강력범죄로서 피의자의 성향과 범행 동기에 대한 수사가 온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경찰 조사 과정에서 불충분한 증거 수집과 영장 정보가 새는 등 수사의 기본이 지켜지지 않은 점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 A씨는 "강간의 동기를 찾는 것이 핵심 중 하나인데 리얼돌 등의 사진은 있지만, 실물 증거물이 없다는 것은 수사 실무상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체포 다음날 부친에게 돌려준 혈흔이 남은 차량도 최소한 구속 기간 중에라도 가지고 있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이 피의자 부친에게 구속영장 신청 계획 등을 알려준 것에 대해 권 변호사는 "공무상비밀누설에 해당하는 범죄 행위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폐해 등은 경제 사건에서 더욱 두드러질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 B씨는 "장윤기 사건에서 드러난 경찰 수사의 미진함은 강력 사건보다 명백한 물증이 없는 사기, 배임 등 법률적 사건에서 더 치명적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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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태에서 보완수사권이 전면 폐지되거나 보완수사요구권만 형사소송법 개정에 들어간다면 비슷한 '경찰 봐주기 수사'가 더 빈발해질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 시각이다. 보완수사권이 사라질 경우 경찰 수사를 통제할 장치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다른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수사는 강제성을 띤 공권력 행사"라며 "강제력을 배제한 조사나 보완수사 요구권은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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