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교제살인, 피해자 A등급에도 가해자 영장 제외
스토킹 피해자 최고등급 관리에도 구속영장 검토 대상서 제외
"평가표에만 의존한 기계적 판단" 제도 실효성 논란 확산
경기 성남에서 발생한 교제살인 사건의 피의자가 경찰의 관계성 범죄 위험도 평가에서 '고위험'으로 분류되지 않아 구속영장 검토 대상에서 제외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는 스토킹 재발 우려 최고 등급인 A등급으로 관리됐지만 정작 가해자는 위험도가 낮다고 판단돼 제도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6일 정례간담회에서 "피의자 A씨는 관계성 범죄 3단계 위험도 평가상 고위험에 해당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5일 오전 3시께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에서 6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직후 자해한 A씨는 현재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치료받고 있다.
A씨는 약 4년간 교제했던 B씨와 헤어진 뒤 지난달 8일 "전 남자친구가 괴롭힌다"는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경찰은 물리적 폭행 정황이 없고 피해자가 사건 접수를 원치 않는다는 점 등을 고려해 교제폭력 경고장만 발부했다.
이후 경찰은 학대예방경찰관(APO) 모니터링 과정에서 B씨가 지속적인 연락 피해를 호소하자 고소를 권유했다. B씨는 이틀 뒤 고소장을 제출했고, A씨는 그 사이 부재중 전화 15차례와 항의성 문자 8건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피해자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A씨에게 접근금지와 전기통신 이용 접근금지 등 긴급응급조치와 법원의 잠정조치를 적용했다. 또 B씨를 스토킹 재발 우려 피해자 최고 등급인 A등급으로 상향해 관리했다.
그러나 A씨는 관계성 범죄 위험도 평가에서는 고위험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고위험은 결별 이후 범행, 반복 신고, 폭력성 징후, 감금·위치추적 이력 등 9개 항목 가운데 3개 안팎이 충족돼야 한다. 경찰은 A씨가 '결별 이후' 항목만 해당하고 스토킹 전과나 반복 신고, 폭력성 징후 등이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달 23일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해 범행 사실을 인정하는 진술을 받았으며, 이후에도 피해자 안전 확인을 위한 모니터링을 이어갔다. 하지만 신고와 고소가 이뤄진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A씨는 B씨를 찾아가 살해했다.
경찰은 "고소장 접수 이후 피의자로부터 추가 연락이 없다는 피해자 진술 등을 토대로 위험성이 낮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피해자는 최고 위험군으로 관리하면서도 가해자는 위험도 평가 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신병 확보 대상에서 제외한 현행 평가 체계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평가표에만 의존한 기계적 판단에서 벗어나 개별 사건의 위험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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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찰은 피의자의 휴대전화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계획범죄 여부를 포함한 범행 경위와 동기를 수사할 방침이다. 또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범행 닷새 전인 지난달 30일 A씨를 스토킹 혐의로 약식기소한 사실도 확인됨에 따라, 벌금형 처분에 대한 불만이 범행 동기로 작용했는지도 함께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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