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화에 월드컵 징계 뒤집혔나…유럽 축구계 반발
벨기에 FIFA 항소·UEFA "레드라인 넘었다"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장당한 미국 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AS모나코)의 출전정지 유예 결정에 개입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유럽 축구계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개최국 미국과 16강전을 앞둔 벨기에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공식 항소를 제기했고 유럽축구연맹(UEFA)도 "공정성을 훼손한 결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전직 축구 심판인 막심 프레보 벨기에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전화 한 통으로 이런 결정이 내려졌다면 축구의 가장 기본적인 규칙을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벨기에 사회당도 "돈과 정치가 규칙을 좌우하면 월드컵은 신뢰를 잃는다"며 FIFA와 미국을 동시에 비판했다.
유럽의회 의원 이방 브루그스트레트는 "트럼프가 개입하자 퇴장이 갑자기 부당한 판정이 됐다"며 "FIFA는 정치적 압력에 굴복했다는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UEFA 역시 성명을 통해 "퇴장에 따른 최소 1경기 자동 출전정지는 재량으로 면제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전례 없고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축구는 어디서나 같은 규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신뢰받는다"며 "규칙의 일관성이 무너지면 경기의 공정성과 대회의 신뢰도 함께 훼손된다"고 강조했다.
FIFA는 미국과 벨기에의 16강전을 하루 앞두고 레드카드를 받은 발로건의 출전정지를 1년 유예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전화해 징계 재검토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FIFA는 징계위원회가 독립적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지만 표결 여부와 결정 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영국 BBC에 따르면 월드컵 역사상 레드카드를 받고도 출전정지를 피한 사례는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1962년 칠레 월드컵 당시 브라질의 가린샤가 퇴장 후 결승전에 출전한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자동 출전정지 규정이 없었다.
벨기에축구협회는 FIFA 항소위원회에 항소를 제기했으며 미국과 벨기에의 16강전은 유럽시간 기준 7일 열린다.
축구계 원로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독일 대표팀 차기 감독으로 내정된 위르겐 클롭은 "트럼프와 인판티노의 합의로 결정됐다면 미친 짓"이라며 "축구를 모르는 사람들이 축구 행정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요즘 누가 공무원 해요"…지원자 '0명' 속출에 초...
제프 블라터 전 FIFA 회장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레드카드는 정치적 전화로 취소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의 밀착 행보와 FIFA를 정치적으로 활용한다는 논란에 휩싸여 왔다. 유럽의회 의원들은 FIFA 윤리위원회에 관련 조사를 신속히 진행할 것을 촉구한 상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