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포럼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우려…일반주주 과반동의 도입해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6일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에 우려를 표하며 이른바 '3%룰' 대신 '소수주주 다수결(MoM·Majority of Minority)' 방식을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포럼은 이날 논평을 통해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모회사 이사회에 주주보호 의무를 부과한 것은 일반주주 보호를 위한 진일보로 평가한다"면서도 "발표 내용대로라면 K증시 양극화를 심화할 수 있기에 즉각적인 수정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금융인, 법조인, 학자 등 120여명의 국내외 회원들로 구성된 거버넌스포럼은 기업 거버넌스 개선을 통해 자본시장 선진화를 추구하는 비영리 사단 법인이다.
이날 공개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으로 꼽혀온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일반주주의 동의를 의무화한 것이 골자다. 이 과정에서 주주동의는 최대 주주 등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을 적용해 판단한다. 다만 일반 자회사는 주주동의 없이도 거래소 심사를 통과하면 중복상장이 가능하도록 예외를 뒀다.
이에 대해 포럼은 "중복상장은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가 충돌하는 대표적 상황이기에 일반주주 보호가 중요한데,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보호대상인 일반주주도 도리어 3% 이내로 의결권이 제한되는 결과가 발생한다"며 3%룰 도입을 재고하고 MoM을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포럼은 "3% 의결권 제한에 따라 가장 큰 손해를 보는 주주는 다수 상장기업에서 3%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라며 "결국 모든 국민들에게 손해가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또한 "3%룰은 일반주주를 파편화시키는 문제가 있다"며 "가이드라인대로면 일부 주주가 3% 이상 지분을 추가 취득해 스스로 감시비용을 부담하려 해도 표결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게 됐다"고 우려했다.
이어 "주주평등원칙을 이유로 일반주주의 과반동의를 배척한 것은 모순적"이라며 "일반주주 과반동의(MoM)는 주주의 비례적 이익 보호를 위해 미국 등 다수 국가가 도입한 보편적 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련해 금융당국은 앞서 법무부가 주주충실의무 가이드라인을 통해 '주주평등원칙에 반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을 이유로 MoM을 권고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점을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게 포럼은 가이드라인 내 기타 세부 내용에서도 몇가지 문제가 발견된다고 꼬집었다. 일반주주 동의 시 전자투표를 의무화하고, 과도한 절차 차등화로 기업들이 회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또한 특별위원회와 관련해서도 형식 요건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개별사안마다 해당 독립이사의 실질적 독립성을 엄격히 심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럼은 "우리나라 중복상장 비율은 전세계 최고이고, 이로 인한 디스카운트 정도도 심각하다. 디스카운트의 존재는 모회사 일반주주가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은 지주회사, 중간지주회사 및 중복상장 가능성 있는 자회사를 둔 모회사 주주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함으로써 K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부작용도 낳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시가총액 대비 상장사 간 지분보유 시총 비율로 파악한 중복상장 비율은 작년 말을 기준으로 한국이 11.2%로 미국(0.05%), 중국(2.4%), 대만(2.7%), 일본(4.0%) 등을 훨씬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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