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검침 오류에 '분통'
검침 착오에도 환불·차감 방식 제각각
소비자 혼선 커져도…대응 기준 부재
"절차 쉽게 안내하고 분쟁 최소화해야"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30대 A씨는 지난 5월 사용하지도 않은 난방비 13만원이 관리비에 부과됐다. 계량기 검침 과정에서 숫자가 잘못 입력된 것이다. 도시가스 공급사 검침원의 실수였지만, 공급사 측은 관리사무소에 문의하라고 전화를 넘겼다. 관리사무소는 이미 아파트 전체 사용량을 신고한 뒤라 개별 환불 규정이 없다고 했다. A씨는 "난방을 다시 시작하는 10월 관리비에서 차감해준다는 것도 답답한데 6월에 난방비가 또 부과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부산에 거주하는 B씨는 검침원의 실수로 이웃집과 도시가스 요금이 뒤바뀌는 일을 겪었다. 도시가스 공급사에 연락해 오류를 바로잡은 뒤에도 미납 고지서가 발송됐다. 그간 잘못 부과된 요금을 돌려받기도 전에 미납하지도 않은 요금을 빨리 납부하라는 독촉까지 받았다. 여기에 누적 사용량까지 잘못 입력되면서 B씨는 도시가스 공급사 고객센터와 여러 차례 실랑이를 벌여야 했다. B씨는 "회사 실수인데도 소비자가 계속 전화를 걸어 해결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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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스 검침 오류로 여름철에 난방비 폭탄이 부과되는 등 오류 사례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불·정산 절차가 도시가스 공급사와 공동주택 운영 방식에 따라 제각각인 탓이다. 소비자가 책임을 떠맡지 않도록 통일된 대응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7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도시가스 부당 요금 관련 소비자 상담은 2023년 142건, 2024년 118건, 지난해 148건으로 매년 100건 이상 접수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86건이 접수되면서 증가세를 보였다. 2023~2025년 피해구제가 이뤄진 건수는 6건(4.2%), 8건(6.8%), 12건(8.1%)에 그쳤다.

서울 시내 주택가의 가스계량기 모습. 김현민 기자

서울 시내 주택가의 가스계량기 모습.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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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도시가스 공급 체계는 여러 주체를 거쳐 운영되는 구조다. 한국가스공사가 해외에서 들여온 액화천연가스(LNG)를 지역 도시가스 공급사에 도매로 공급하면 각 공급사는 이를 가정과 상가 등에 판매하며 검침과 요금 부과, 민원 처리를 맡는다. 일부 공동주택은 관리사무소가 관리비 정산 과정에 관여하기도 해 검침 오류가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


공동주택은 관리사무소가 도시가스 공급사와 계약을 맺고 세대별 사용량을 취합해 일괄 신고하는 경우도 많다. 반면 도시가스 공급사가 직접 검침하거나 입주민이 계량기 숫자를 입력하는 자가검침, 원격검침 방식으로 운영되는 곳도 있다. 검침 주체와 관리비 정산 구조가 단지마다 달라 동일한 검침 오류가 발생해도 처리 절차와 환불 시점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소비자는 지역별 공급 사업자를 선택할 수 없는 구조인데다 환불·정산 절차도 사업자와 관리주체의 운영 방식에 따라 달라 같은 피해를 보고도 처리 결과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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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시가스협회 도시가스사업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공급량 상위 사업자는 삼천리, 서울도시가스, 경동도시가스, 코원에너지서비스, 예스코 순이다. 이들 업체 환불 절차를 종합하면 각 사업자는 검침 오류로 과다 납부가 확인될 경우 2~5일 내 환급 또는 차감 정산을 원칙으로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실제 처리 방식은 지역과 공동주택 운영 형태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자가검침과 온라인 정산 시스템이 활용될 땐 비교적 신속한 환불이 가능했다. 그러나 검침원 실수가 발생했을 경우 사실 확인 절차가 추가로 필요했다. 공동주택 관리사무소가 중간 정산을 맡는 경우에는 관리비 부과 절차를 이유로 환불 절차에 관여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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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침 오류가 반복되고 있지만, 표준 처리 기준 없이 절차가 제각각인 점이 문제로 지목된다. 한국소비자원 주택공산품팀 관계자는 "검침 착오로 요금을 잘못 납부한 경우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따라 환급이나 차감 정산 대상이 되지만, 일괄적인 해결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는 없다"며 "검침·정산 체계가 사업자나 공동주택 운영 방식에 따라 달라 처리 절차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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