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센느 "무섭노" 발언, 일베 유래 조롱 논란
웹툰 '김부장' 원작자도 과거 일베 의혹 도마
무심코 쓴 일베식 조롱 표현 문화계 퇴출해야
단순 금지 넘어 언어 감수성 점검·교육 필요

리센느 자체 유튜브 영상에서 원이가 "무섭노"라고 말하고 있다. 리센느 유튜브

리센느 자체 유튜브 영상에서 원이가 "무섭노"라고 말하고 있다. 리센느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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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콘텐츠를 둘러싼 혐오 표현 논란이 잇따르면서 연예기획사와 제작사의 언어 검수 책임이 커지고 있다. 자체 제작 콘텐츠가 급증한 가운데 연예인의 발언은 물론 자막과 편집, 배경 소품까지 실시간으로 확산되면서 제작 단계부터 표현의 출처와 맥락을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가요·방송계에 따르면 최근 걸그룹 리센느 멤버 원이가 자체 유튜브 콘텐츠에서 "무섭노"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을 두고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에서 쓰이는 표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반면 경남 거제 출신인 원이가 지역 방언을 자연스럽게 사용한 것이라는 반론도 맞서면서 혐오 표현과 방언의 경계를 둘러싼 논쟁으로 번졌다.

리센느가 공개한 일본인 멤버 미나미의 고향 방문 영상에서는 제작진이 먼저 "무섭노"라고 말했고, 원이도 "조명부터 무서운데"라며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이후 김현지 MBC경남 PD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이 확산됐고 정치권 공방으로도 이어졌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영남 방언과 일베식 '-노' 표현을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경남 출신 아이돌의 방언을 일베 표현으로 단정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일베는 특정 정치인과 고인을 조롱하거나 지역·성별·사회적 약자를 비하하는 표현이 반복적으로 사용돼 온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다. 이 때문에 방송과 음악, 웹툰 등에서 관련 표현 사용 의혹이 제기될 경우 불매운동이나 하차 요구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사회적 영향력이 큰 연예인뿐 아니라 제작진도 혐오와 조롱의 맥락을 지닌 표현을 더욱 신중하게 검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배경이다.

다만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가 경상도 방언인 '-노'를 정치적 조롱이나 고인 비하 표현으로 차용하면서 방언 사용자까지 오해를 받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노'는 영남 지역에서 오랫동안 사용된 종결 어미로 지역과 세대, 문맥에 따라 쓰임이 다르다. 특정 어미만으로 화자의 의도나 성향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과 함께 혐오 표현을 경계하는 과정에서 방언 사용자까지 낙인찍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언어 논란은 음악계를 넘어 웹툰과 드라마 등 콘텐츠 전반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최근 SBS 드라마 '김부장'이 인기를 끌면서 원작 웹툰 작가이자 제작총괄인 박태준 작가를 둘러싼 일베 의혹도 다시 불거졌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채널은 웹툰 '외모지상주의'에 등장하는 숫자와 배경 간판 등을 근거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한 것 아니냐는 주장을 재차 제기하고 있다.

드라마 '김부장' 스틸. SBS 제공

드라마 '김부장' 스틸.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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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외모 지상주의’ 한 장면.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

웹툰 ‘외모 지상주의’ 한 장면.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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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작가는 과거 해당 의혹을 부인했으며, 현재까지 드라마 '김부장' 제작진은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콘텐츠 영향력이 커질수록 창작자의 과거 발언과 작품까지 폭넓게 검증받는 분위기다.


업계는 자체 콘텐츠 확대를 언어 논란의 주요 배경으로 꼽는다. 과거 방송 프로그램과 인터뷰가 주된 소통 창구였다면 지금은 기획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과 숏폼, 라이브 방송이 중심이 됐다. 출연자의 발언뿐 아니라 자막과 편집, 배경 소품까지 빠르게 확산되면서 방송 심의를 받지 않는 자체 콘텐츠가 오히려 더 큰 논란을 낳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온라인 밈은 확산 속도가 빠르고 출처가 불분명해 연예인이나 제작진이 유래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몰랐다'는 해명만으로 사회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혐오와 조롱의 맥락을 담은 표현은 제작 단계에서부터 걸러낼 수 있는 검수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연예기획사와 제작사의 내부 검수 시스템 강화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현재 대중문화예술기획업자를 대상으로 한 법정 교육만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온라인 혐오 표현과 밈을 충분히 다루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연예인뿐 아니라 기획·촬영·자막·편집을 담당하는 제작진까지 아우르는 교육과 내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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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요계 관계자는 "자체 콘텐츠가 늘면서 멤버 발언은 물론 제작진의 대화와 자막, 편집까지 모두 검수 대상이 됐다"며 "혐오 표현은 철저히 걸러내되 지역 방언과 일상어까지 기계적으로 낙인찍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금지어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말고 표현의 출처와 맥락, 지역어의 특성까지 함께 교육하는 내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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