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전략경쟁으로 글로벌 바이오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이 중국의 거대한 시장과 임상 인프라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6일 이같은 내용의 정책 브리프를 통해 두 국가의 상호보완적 강점을 바탕으로 실용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국이 국방수권법(NDAA)에 생물보안법을 포함해 대중국 거래를 제한하고 있지만 중국은 자국의 혁신역량 강화와 개방을 동시에 추진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최근 중국 바이오기업의 글로벌 기술수출은 급성장해 지난해 기준 중국의 바이오 라이선스아웃은 총 157건을 기록하며 1357억달러(약 207조7567억원)에 달했다.
첨단 바이오의약품 분야의 글로벌 임상 파이프라인에서 중국 기업의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중특이항체 임상 단계 프로젝트의 48%, 항체약물접합체(ADC) 임상의 51%,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 기반 세포치료제 임상의 48%에 이른다. 미국·유럽 등의 제약바이오 기업과 중국 기업 간 라이선스 계약의 평균 선급금(업프런트) 금액도 2022년 5200만달러(약 796억1200만원)에서 4년만인 올해 2월 기준 1억7200만달러(약 2633억3200만원)로 230% 급증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KISTEP은 보고서에서 "한·중 바이오 협력은 전면적 확대나 배제가 아니라, 비민감·문제해결형·현장실증형 협력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짚었다. 이어 "한국은 피하주사(SC) 제형 전환, 장기지속형 약물전달시스템(DDS), 바이오시밀러 및 위탁개발생산(CDMO) 역량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제약바이오 분야는 양국의 역량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설계하고, 기술이전·라이선스, 공동상업화 시장접근 등 계약 기반 협력을 우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합성생물학 기반의 바이오제조 분야에서도 상호보완적 융합이 요구된다. 보고서는 "합성생물학 기반 바이오소재를 고부가가치 응용 분야에 접목하는 방식은 규제·안보 부담을 낮추면서도 산업화 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는 현실적 진입 경로"라고 분석했다. 데이터 외부 유출이나 인류유전자원 규제 등 대외 리스크를 빈틈없이 관리하기 위해 유전체나 환자 단위 원자료 등 고위험 데이터 공유는 제외하는 선별적 접근이 요구된다. 이에 대해 "이러한 선별적·관리형 접근을 통해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산업적 접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면서도, 글로벌 바이오 공급망 재편 속에서 전략적 자율성과 신뢰 기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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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원은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이 미국 주도의 공급망 배제 흐름 속에서도 중국의 강점을 실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자 간 협력에 그치지 않고 일본의 기초연구 경험이나 싱가포르의 지역 허브 기능 등 아시아 전체의 바이오 협력 구조 안에서 최적의 위치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가원은 "아시아 바이오 협력 구조 속에서 중국과의 산업적 접점은 선별적으로 활용하되, 글로벌 규제와 공급망 신뢰 기준에 부합하는 개발·생산·실증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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