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發 부, 日부동산으로
AI 호황 타고 자산 급증
엔저·지정학 리스크 맞물려

일본 후쿠오카의 아파트(일명 맨션) 밀집 지역. 교도연합뉴스

일본 후쿠오카의 아파트(일명 맨션) 밀집 지역. 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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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대만 자산가들이 일본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큰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AI 공급망의 핵심인 TSMC를 중심으로 대만 경제가 이례적 호황을 맞이한 가운데 엔화 약세와 양안(중국·대만) 간 지정학적 긴장까지 겹치며 일본 고급 주택 시장이 대만 부유층의 핵심 자산 대피처로 자리 잡는 흐름이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배후 주거지인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아파트값이 22억원을 돌파하는 등 반도체 자본의 영향력이 뚜렷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TSMC를 축으로 형성된 막대한 자금이 국경을 넘나들며 '부의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도쿄 집 3채 중 2채…대만인이 샀다

6일 일본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도쿄 중심부 신축 콘도미니엄을 매입한 외국인 투자자 3명 중 2명은 대만 국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5년 상반기 도쿄 23구에서 대만인이 사들인 신축 아파트는 192채로, 이미 2024년 연간 판매량을 크게 웃돌았다. 일본 대형 부동산업계에서도 "외국인 고객 중 대만 비중이 20~30%에 달하며 가장 핵심 고객층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자금 이동의 출발점은 AI 산업이다. 엔비디아 공급망의 핵심축인 TSMC를 중심으로 대만 반도체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기업과 개인 자산이 동시에 팽창했다. 대만 증시 대표 지수인 가권지수(TAIEX)는 올해 큰 폭으로 상승했고, 경제 성장률 역시 수년 만의 최고 수준이 예상된다.

TSMC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TSMC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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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대만인 대상으로 부동산을 중개하는 회사를 운영하는 린자칭 대표는 "돈을 너무 많이 벌어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고객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1억 엔이 60% 가격"…엔저의 착시

환율 환경도 투자 열기를 자극하는 핵심 요인이다. 최근 수년간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일본 부동산이 '할인 자산'처럼 인식된다.


업계에서는 "1억 엔짜리 자산이 체감상 60% 수준으로 느껴진다"는 말이 나온다. 여기에 도쿄 고급 주택 가격이 타이베이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점도 매력을 키운다.


'피난처'로서의 부동산…양안 긴장 변수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중요한 배경이다. 양안 긴장이 장기화하면서 대만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해외 자산 확보가 일종의 '안전장치'로 인식되고 있다.


일본 도쿄 거리. 일본정부관광국

일본 도쿄 거리. 일본정부관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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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일본은 지리적 접근성과 생활 인프라 측면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투자 목적뿐 아니라 유사시 거주 가능한 '세컨드 홈' 수요까지 동시에 확대되는 추세다.


신주·동탄…반도체가 만든 '부의 지도'

이 같은 흐름은 일본에 국한되지 않는다. 대만 신주와 한국 동탄 등 반도체 산업 거점에서는 유사한 현상이 이미 진행 중이다. TSMC 본사가 위치한 신주는 고소득 인력이 몰리며 최근 수년간 집값이 급등했고, 일부 지역은 7년 새 2배 이상 상승했다. 신흥 부촌으로 떠오른 주베이는 지역 경제와 생활 구조까지 바꿔놓았다.


경기도 화성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아파트 전경. 심성아 기자

경기도 화성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아파트 전경. 심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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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축으로 한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에서는 동탄·용인·분당 등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동탄 주요 단지는 20억원을 넘는 거래가 이어지며 시장의 상징적 지역으로 부상했다.


부작용 우려도

다만 이 같은 특정 산업으로의 부의 집중은 사회적 부작용도 동반하고 있다. 일본 내에서는 외국인 자본의 유입이 도심 집값 상승을 과도하게 부추긴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대만과 한국에서도 일부 산업만 성장하고 나머지는 침체하는 'K자형 양극화'가 심화하며 사회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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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일본 정부는 외국인 부동산 거래 시 국적 및 신분 확인을 강화하는 등 제도 정비에 나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글로벌 유동성의 흐름과 지정학적 변수, 첨단 산업의 장기 호황이 맞물려 있는 만큼, 반도체 자본을 중심으로 한 이 같은 국경 안팎의 부동산 자금 쏠림 현상이 단기간에 꺾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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