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시대 재테크]AI 랠리, 혁신인가 버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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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의 중심에 섰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전력망, 네트워크 장비를 비롯한 AI 인프라 투자가 사상 최대 규모로 확대되면서 미국 증시는 물론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의 기업가치도 크게 상승했다. 다만 최근 들어 그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도 커지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최근 AI 투자 붐이 장기적으로 '투자 붕괴(CAPEX Bust)'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경제연구소(NBER)는 AI 투자의 또 다른 위험으로 자금조달 구조의 취약성을 지적했다. 기술의 성공 여부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금융시스템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BIS의 우려는 AI 기술이 아니라 투자 속도에 있다. 세계 5대 하이퍼스케일러는 2025~2026년 AI 인프라 구축에 1조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규모다. 그러나 기대했던 수익이 실현되지 못하면 기업들은 설비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반도체와 서버, 전력설비, 네트워크 장비 등 AI 공급망 전반이 동시에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NBER의 최근 연구는 금융 측면의 위험을 제시한다. 최근 급성장한 준유동성 사모신용펀드는 3000억달러가 넘는 자산을 운용하며 AI 데이터센터와 인프라 투자에도 중요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이들 펀드는 장기·비유동 대출을 보유하면서도 투자자에게는 분기마다 환매를 허용하는 구조다. 평상시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시장이 흔들리면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를 충당하기 위해 대출채권을 급매하거나 차입을 늘려야 한다. 그 결과 자산가격 하락과 레버리지 확대가 동시에 발생하고, 남아 있는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지면서 먼저 환매하려는 유인이 생긴다. NBER은 이러한 구조가 은행의 뱅크런과 유사한 취약성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AI 투자와도 무관하지 않다. AI 인프라 투자의 상당 부분이 사모신용시장을 통해 조달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AI 프로젝트의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투자 축소와 자금 회수가 동시에 나타나고, 이는 다시 금융시장 불안을 증폭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월가는 AI 시장의 승자독식 구조를 강조한다.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은 지금 투자를 늦추는 것이 미래 시장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관심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이제 투자자들은 'AI가 세상을 바꿀 것인가'보다 '막대한 투자에 걸맞은 현금흐름과 이익을 실제 창출할 수 있는가'를 더 중요하게 평가한다. 앞으로는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 증가율뿐 아니라 AI 서비스 매출, GPU 가동률, HBM 가격, 데이터센터 활용률, 잉여현금흐름, 그리고 AI 투자를 뒷받침하는 사모신용시장의 건전성까지 함께 점검해야 한다.


AI 혁명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기술혁명의 성공이 곧 투자자의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BIS는 과잉투자가 초래할 설비투자 붕괴를 경고했고, NBER은 그 과정에서 사모신용시장이 새로운 금융 불안의 진원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혁신은 계속되겠지만, 시장은 결국 비전보다 실적을, 성장보다 현금흐름을 선택할 것이다. AI 슈퍼사이클의 성패는 기술이 아니라 수익성과 금융 안정성을 얼마나 함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AI에 대한 과도한 낙관을 경계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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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 한양대 미래인재교육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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