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매수시 대출비중 1년전보다 ↑

지난달 서울 강남권에서 아파트 같은 집합건물을 살 때 금융권 등 외부에서 조달한 비중이 1년 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27 가계부채 관리방안(6·27 대책) 이후 고강도 대출규제 방안을 1년가량 지속해왔는데 이 지역 부동산을 살 때 차입 의존도는 오히려 커졌다는 얘기다. 같은 기간 서울 내 다른 자치구의 대출 비중은 줄었다. 강남 집값은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금융권 대출 규제 강도가 센 상황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추이다.


7일 아시아경제가 법원 부동산 등기정보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 강남구에서 집합건물 소유권 이전등기 물건의 채권최고액 비율은 평균 44.31%로 집계됐다. 1년 전인 2025년 6월 40.45%에서 4%포인트가량 늘었다. 채권최고액이란 부동산을 사는 과정에서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때 우선 갚아야 하는 금액을 정해두는 것으로 통상 대출액의 120~130% 정도로 정해둔다.

강남 '부동산 대출' 6·27대책 전보다 커졌다…규제 사각지대 오피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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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한 같은 규제에도 불구하고 집값에서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었다는 뜻이다. 가령 10억원짜리 집을 살 때 4억원을 은행에서 빌렸다면 4억8000만원 정도를 채권최고액으로 정해둔다. 서초구에선 이 비율이 1년 전인 지난해 6월 35.98%에서 지난달 43.50%로 급증했다. 반면 중랑구가 같은 기간 59.28%에서 59.83%로 소폭 올랐을 뿐, 나머지 서울 내 22개 자치구의 채권최고액 비율은 일제히 1년 전보다 떨어졌다.

강남권 부동산도 지난해 대출 규제 영향을 받았다. 강남구의 채권최고액 비율은 지난해 9월 45% 수준에서 올해 1월에는 20%대 선까지 떨어졌고 서초구 역시 작년 9월 49%에서 올해 4월 26%대로 급감한 바 있다. 지난해 6·27 대책으로 수도권 주담대 한도가 일괄적으로 최대 6억원까지로 제한된 데다 다주택자는 아예 주택 구입 목적 대출을 받지 못했다. 같은 해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10·15 대책)에선 시가 25억원 초과 주택은 최대 2억원, 15억원 초과는 4억원으로 한도를 더 낮췄다.


강남과 서초 부동산 채권최고액 비율이 오른 건 신축 오피스텔 때문이다. 과거 분양했던 오피스텔이 올해 5~6월에 걸쳐 대거 등기를 올리면서 담보대출이 포착된 것이다. 오피스텔은 전입신고 후 주거용도로 쓸 수 있으나 준주택으로 분류돼 주담대가 아닌 일반담보대출을 받게 된다.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체에 오피스텔 매물 정보가 붙어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체에 오피스텔 매물 정보가 붙어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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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삼성동의 신축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삼성이 지난 4월 준공돼 5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등기 신고가 됐다. 작은 평형이 15억원대 중반부터 시작해 대형은 40억원대 수준인데 담보인정비율(LTV) 7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최근 두 달여간 등기된 물량만 89건에 달한다. 서초구에서는 서초동에 비슷한 시기 입주를 시작한 디오페라서초해링턴타워가 지난 5~6월 사이 150건 가까이 등기를 올렸다. 2022년 전용면적 58~59㎡를 13억~15억원대에 분양한 오피스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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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집을 살 때 차입금 비중이 30~40%대면 대출의존도가 높은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정부가 최근 구리와 동탄, 기흥을 신규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도 금융권 대출이 30% 선을 넘어 차입비중이 과도한 수준이라고 판단한 게 지정 배경 가운데 하나였다.

강남 '부동산 대출' 6·27대책 전보다 커졌다…규제 사각지대 오피스텔 원본보기 아이콘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규제지역 내 아파트 매수 시 대출 제한이 워낙 까다롭다 보니 상대적으로 자금 융통이 수월한 오피스텔 수요가 몰리면서 반사이익을 얻은 모양새"라며 "월세 수익을 겨냥한 오피스텔 투자가 과거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는 만큼 실제 거주 목적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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