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IS '노동시장이 저출산에 미치는 효과'
직장내 남녀임금격차 작을수록 출산↑
"불안정 고용, 모성 페널티 출산 장벽"

'고소득 여성일수록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통념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성의 소득이 높고 직장 내 남녀 임금 격차가 작을수록 출산 가능성이 높았으며, 시간제 근무 등 불안정한 고용과 출산 이후 급격한 소득 감소는 출산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초저출생의 원인이 여성의 경제활동 확대가 아니라 노동시장 구조와 성별 임금 격차에 있다는 지적이다.


고소득女 출산 기피는 틀린 말…"소득 높을수록 아기 더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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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한국고용정보원(KEIS)이 발간한 '노동시장 구조가 저출산에 미치는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의 결혼과 출산을 저해하는 핵심 요인은 불안정한 고용과 소득 불안이었다.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는 여성의 소득이 높아질수록 출산을 기피한다는 인식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연구진이 고용보험 행정자료를 활용해 가임기 여성의 고용과 소득을 추적한 결과, 출산 결정에는 안정적인 일자리와 소득이 뒷받침되는 '소득효과'가 더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우선 출산 결정이 실제 이뤄지는 '출산 1년 전(임신 시점)'의 소득과 직장 환경을 추적해 분석했다. 그 결과 내가 다니는 직장에서 남성 동료들의 평균 월급 대비 내 월급의 비율(상대임금)이 높아 격차가 작을수록 여성이 출산을 선택할 확률이 유의하게 높아졌다. 출산과 상대임금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영향력 점수는 0.233이었다. 여성 개인의 실질적인 월급 수준 역시 출생률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였다. 출산과 여성의 소득 수준 간 영향력은 0.008로 뚜렷한 플러스 효과를 보였다. 소득이 높은 여성층일수록 아이를 안 낳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계의 경제적 안정이 출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시간제 근무 등 불안정한 고용 상태는 출산 결정에 명확한 부정적 영향(-0.064)을 미쳤다.


보고서는 출산 직후 여성이 겪는 급격한 소득 하락 역시 초저출산을 심화시키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짚었다. 여성의 임금은 출산 연도에 직전 연도 대비 평균 25%가량 급격히 하락하는 마이너스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소득 폭락을 경제학에서는 '모성 페널티'라 부른다. 이 격차는 출산 후에도 단기간 내에 회복되지 않았다. 현재 국내 여성 노동자 6명 중 1명꼴(16~17%)로 고용 이력에 단절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 중 90% 이상은 결혼과 임신·출산, 육아 때문인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현재의 노동시장 구조에서는 모성 페널티와 경력 단절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가진 여성들만이 출산을 선택하는 '출산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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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책임자인 이시균 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의 초저출산은 노동시장의 불안정성과 이중구조, 모성 불이익에 저항하는 청년 세대의 거부 행위"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동수당 같은 단순 현금 지급이나 사회복지 중심의 단편적 정책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면서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확립을 통한 성별 임금 격차 해소, 대·중소기업 간 고용 안정성 격차를 완화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이 전제 조건"이라고 말했다.


세종=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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