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제 학술지 게재 가점 축소 검토
국가안전부 "기술 세부 정보 유출" 경고
게재료 부담 상당…안보·학술주권 겹쳐

중국이 첨단기술 유출 우려를 이유로 연구 성과를 해외 학술지에 싣는 과정을 통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산당 창당 105주년 기념식에서 군악대 지휘자의 모습으로,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AP연합뉴스

1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산당 창당 105주년 기념식에서 군악대 지휘자의 모습으로,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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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는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용해 "중국 정부가 대학과 연구기관의 교수진 채용 등에서 국제 학술지 게재 논문에 부여해온 가점의 비중을 줄이거나 없애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중국 연구자들은 네이처, 셀 등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에 논문을 실으면 채용과 승진, 연구비 평가에서 가점을 받았다. 그러나 학술 논문이 산업·기술 유출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투고 자체를 제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나선 것이다.


실제로 중국 국가안전부는 지난달 공식 위챗 계정에 올린 글에서 '한 연구자가 국제 학술지와 학회에서 논문 채택 가능성을 높이려고 기관의 보안 심사를 거치지 않은 채 장비의 핵심 구조와 주요 기술 변수, 실험 시료 데이터 등을 부록과 보충 자료에 담아 중요한 기술적 세부 사항이 유출됐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사례로는 '한 대학 관계자가 해외 방문 연구 중 미공개 실험 원자료와 중간 연구 변수를 개인용 해외 클라우드와 이메일 계정에 보관한 경우'를 들었다. 국가안전부는 "이들 사례에서 관련자들이 문책당했다"며 "논문 게재 전 보안 심사 요건을 엄격히 준수하라"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해 8월부터 해외 학술 출판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국내 학술지에 영향력 있는 논문을 싣도록 장려해왔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등에 따르면 중국과학원(CAS)은 올해 3월부터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와 셀 리포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등 게재료가 비싼 국제 오픈액세스(공개접근형) 학술지 30여 종에 정부 연구비로 게재료를 지급하지 못하도록 했다.


중국 국가 자연과학 기금위원회도 2025년 이후 지원 과제에 대해 대표 논문의 20% 이상을 국내 학술지에 싣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과학기술부는 국가 과학기술상 심사에서 국내 학술지 게재 비중을 점차 늘리도록 지침을 개정했다. 이런 조치에는 안보 우려뿐 아니라 해외 출판 비용 부담과 '학술 주권' 강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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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연구자들이 해외 학술지에 지불하는 비용은 상당하다. 중국과학원 산하 국가과학도서관 집계를 보면 2024년 기준 논문 1편당 평균 게재료는 3000달러(약 460만원)를 넘었고, 중국 학자들은 오픈액세스 논문 31만 3500편을 발표해 9억 900만달러(약 1조 3900억원)를 지출했다. 1년 전보다 20%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 국제 과학 출판계 임원은 FT에 "올해 초부터 중국에서 접수되는 논문 수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반발도 적지 않다. 한 중국 연구자는 "보안 심사 통과가 어려워져 해외 학술지 게재를 중단했다"며 "강화된 심사 절차가 해외 출판을 위축시키고 객관성도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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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같은 변화는 미·중 경쟁이 심화하면서 과학 분야에서도 안보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른 현실과 맞물려 있다. 미국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의 데니스 사이먼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과학 시스템이 선진국을 따라잡으려던 '추격형'에서 벗어나 '강대국형'으로 거듭났다"며 "이제는 지식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국가안보를 지키고 과학적 위상을 높이는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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