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 주워야 간식이라도 먹을 수 있어요"…'사망 2900명' 폐허 속 연명하는 주민들
지진 잔해 더미서 구리 등 주워 하루벌이
관광·상권 붕괴로 주민들 생계 수단 잃어
사망 2954명·부상 1만 6592명 피해
대지진으로 생계 터전을 잃은 베네수엘라 주민들이 붕괴한 건물 잔해에서 구리·알루미늄 등 금속을 주워 팔아 하루 몇 달러로 연명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5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일간지 클라린을 인용해 "지진 피해가 집중된 라과이라주 카라바예다 인근 공터에 재난 현장에서 실어 온 건물 잔해가 연일 쌓이고 있으며, 주민 수십 명이 콘크리트와 철근 더미를 헤집으며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구리를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세 디아스(54)는 사흘 전부터 이곳에 나와 구리와 알루미늄을 줍고 있다. 그는 관광객을 상대로 해변에서 망고를 팔며 생계를 유지했으나, 발길이 끊기면서 수입이 사라지자 잔햇더미에 뛰어들었다. 그는 "하루에 5달러(약 7600원)만 벌면 간식이라도 사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인근 나이과타 주민들도 현장으로 몰리고 있다. 한 주민은 "구리 1㎏에 5달러를 받는다"며 "계속 새로운 잔해가 들어오기 때문에 앞으로도 뒤질 것이 많다"고 말했다.
이날 한 덤프트럭이 재난 지역에서 실어 온 잔해를 쏟아내자 주민들이 전선과 에어컨, 가전제품 속 금속을 먼저 차지하려 한꺼번에 몰려들기도 했다.
주민들이 각국에서 파견된 구조대원들과 음식을 나누는 모습이 이어지는 한편, 재난을 틈탄 절도도 잇따르고 있다. 일부 주민은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구조가 끝난 건물과 차량에서 전자장비와 부품을 훔쳐 갔다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공공부문을 포함한 상당수 노동자의 월 소득이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합쳐도 약 240달러(약 37만원)에 그치며, 많은 주민이 비공식 노동과 일용직, 재활용품 수거로 부족한 생계를 메우고 있다. 클라린은 "지진으로 관광업과 지역 상권이 무너지면서 기존 생계 수단을 잃은 주민들이 폐허 속 금속을 주워 하루 몇 달러를 버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며 "이러한 풍경은 대형 재난과 함께 베네수엘라의 만성적 경제난을 동시에 드러내는 장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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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참사는 지난달 24일 규모 7.2와 7.5의 강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빚어졌다. 4일 집계에 따르면 사망자는 2954명, 부상자는 1만 6592명으로 늘었으며, 유엔 등은 실종·연락 두절 인원을 5만 명 이상으로 추산했다. 건물 885채가 사용 불가 판정을 받았고, 수도 카라카스와 라과이라를 중심으로 189채가 붕괴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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