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겨냥해 반공 메시지로 공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에서 미국 예외주의를 강조하며 민주당과 공산주의를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를 쏟아냈다. 국가적 기념행사라기보다 '트럼프식 유세장'을 연상케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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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밤 워싱턴D.C. 내셔널 몰에서 열린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 연설에서 미국 건국의 역사와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며 "지난 250년간 미국은 전 세계의 희망이자 약속, 빛과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나라에는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 법 앞의 평등이 있다"며 미국의 가치를 강조했다. 다만 곧바로 "물론 나는 그렇게 잘 대우받지 못했지만, 그 얘기는 하지 않겠다"고 덧붙이며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시사하는 발언도 끼워 넣었다.


연설은 미국 역사와 애국주의 메시지를 앞세웠지만, 곳곳에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정치적 발언도 섞였다. NYT는 이를 두고 "미국 역사와 옛 전쟁 영웅들의 이야기, 밝은 애국주의적 발언, 그리고 약간의 정치적 미끼가 뒤섞인 연설"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 메시지가 두드러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 연설에 이어 이날도 "공산주의"를 여러 차례 언급하며 민주당과 진보 진영을 겨냥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나라에 공산주의자를 원하지 않는다"며 "공산주의는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표 요건 강화를 요구하는 발언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가 관련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선거제도 문제를 다시 꺼내 들었다. 국가 기념일 연설에서 애국주의와 역사 교육, 반공 메시지, 선거 이슈가 한데 섞인 셈이다.


그는 군사력에 대해서도 "미국의 힘과 권력은 부끄러워할 것이 아니라 매우 자랑스러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첫 임기 때 군을 재건했다"며 "사실상 세 번째 임기라고 말해야 하지만, 논란을 원치 않으니 그렇게 하지는 않겠다"고 농담 섞인 발언을 했다.


연설에 앞서 무대에는 테너 크리스토퍼 마키오가 올라 '갓 블레스 아메리카'를 불렀고, 가수 리 그린우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단골 유세곡으로 꼽히는 '갓 블레스 더 USA'를 불렀다. 애국주의 공연과 트럼프식 정치 메시지가 결합하면서 행사 분위기는 전통적인 독립기념일 기념식보다는 대선 유세에 가까웠다고 NYT는 평가했다.


미국 독립기념일에 대통령이 내셔널 몰에서 직접 대규모 연설을 하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라고 WSJ는 전했다. 역대 대통령들은 주로 독립기념일 성명이나 지역 행사 참석으로 메시지를 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재임 중이던 2019년에도 링컨기념관 앞에서 '살루트 투 아메리카' 연설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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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는 미국 건국 250주년이라는 초당적 국가 기념일을 표방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색채가 강하게 반영되면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의회가 2016년 초당적으로 설치한 '아메리카 250' 기념위원회와 별도로 트럼프 측근들이 주도한 '프리덤 250'이 행사의 상당 부분을 맡으면서, 국가적 축제가 보수 진영의 정치 메시지를 부각하는 무대가 됐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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