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저조 구역 부족 대비' 공문에도
지역 선관위 방치 의혹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명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가 지역 선거관리위원회가 관련 대란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중앙선관위의 대응 지침을 이행하지 않은 단서를 포착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합수본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해 '투표관리 업무 관련 유의사항 안내'라는 제목의 내부 메일을 확보했으며, 이후 일선 선관위의 실제 대응 과정을 정밀하게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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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 결과 중앙선관위는 사전투표가 끝난 직후인 5월 31일 전국 구·시·군 선관위에 사전투표율이 낮게 집계된 투표구의 경우 당일 투표자가 몰려 용지가 부족해질 수 있으므로 무번호 투표용지를 추가로 배분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 방안을 강구하라는 내용의 업무 연락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합수본은 지역 선관위가 관내 사전투표율 데이터를 이미 파악한 상태에서 이 같은 경고 메일까지 수신했음에도 대비책을 세우지 않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기존에 마련된 지침과 규정을 정상적으로 준수했다면 당일 투표용지가 바닥나는 혼란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다는 게 합수본의 판단이다.


이와 함께 합수본은 선거 당시 투표용지 인쇄 분량을 전체 유권자의 50% 수준으로 축소해 제작한 경위에 대해서도 규명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수사팀은 송파구 선관위 관계자 1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용지 감축 결정 과정에서 내부적인 우려나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는지 확인했다.

합수본은 지난달 조직 출범 이후 용지 부족 현상이 일어난 투표소 책임자들과 지역 선관위 실무자 등 총 70명이 넘는 인원을 소환해 조사를 벌여왔다. 일선 실무진과 서울시선관위 관계자들에 대한 진술 확보가 마무리되는 대로 의사결정 라인의 고위층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고발인 조사가 끝난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 등의 외유성 출장 의혹에 대한 피고발인 소환도 조만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합수본은 선관위 내부의 인사 채용 비리와 허위 예산요구서 작성 의혹 사건까지 수원지검으로부터 넘겨받아 전방위 수사에 돌입했다. 앞서 경기남부경찰청은 2021년도 경력직 채용 과정에서 일부 응시자의 면접 점수를 임의로 조정해 반영한 혐의로 경기도선관위 소속 총무과장과 인사계장을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또 중앙선관위 직원들이 감사원의 지적 사항을 의도적으로 누락한 채 예산요구서를 꾸며 기획재정부로부터 재원을 타낸 혐의도 합수본의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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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운영 전반의 비위를 들여다보기 위해 인사·예산 전담팀을 별도로 조직한 합수본은 인력 보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1일 창원지검 통영지청 부장검사를 추가로 수사팀에 합류시킨 데 이어, 6일 평검사 2명을 추가로 파견받을 예정이며 경찰 측 수사 인력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한 절차도 밟고 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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