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집집마다 있는데"…삼성 에어컨, 폭염 유럽서 '귀족템' 됐다
유럽 기록적인 폭염…에어컨 수요 늘어
이제 유럽서도 사치품 아닌 필수품 인식
유럽 전역을 뒤덮은 기록적인 폭염이 냉방 가전 시장의 지형까지 바꾸고 있다. 오메가(Ω) 형태의 고기압이 뜨거운 공기를 장기간 가두는 이른바 '오메가 열돔' 현상으로 40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자, 이동식 에어컨을 비롯한 중국산 냉방 제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6월 이후 독일, 체코, 스위스 등에 이어 북유럽에서도 수일간 40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지는 등 역대 최고기온이 잇따라 경신되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폭염으로 인해 학교와 관광시설이 문을 닫거나 야외 행사가 취소되는 등 일상생활에도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기상당국은 고기압이 뜨거운 공기를 가둔 채 장기간 정체하는 '오메가 열돔'이 이번 폭염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폭염이 길어지면서 유럽에서는 냉방기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최근 홍콩 성도일보는 특히 설치 공사가 필요 없는 이동식 에어컨이 유럽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말 이후 프랑스 전역에 다시 폭염이 예보된 가운데 한 대형 할인마트가 2일(현지시간) 에어컨과 선풍기를 대량 싸게 판매한다는 소식에 매장 곳곳에서 사람들이 몰리며 난장판이 벌어졌다. 에어컨과 선풍기 사려고 리들 매장에 몰려든 시민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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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수백유로에 달하는 에어컨을 단 179유로(31만원)에 살 수 있다는 소식에 이른 아침부터 리들 매장마다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었다. 프랑스에서 에어컨을 구입하기 위해 리들 앞에 줄을 선 시민들.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유럽은 전통적으로 에어컨 보급률이 낮은 지역으로 꼽힌다. 오래된 건물이 많아 실외기 설치가 어렵고, 설치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록적인 폭염이 반복되면서 냉방기기에 대한 인식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별도 시공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이동식 에어컨이 대안으로 떠오르며, 에어컨은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닌 여름 생존용 가전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이로 인한 수혜는 중국 제조업체들이 누리는 중이다. 세계 에어컨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중국 기업들은 유럽 주문이 급증하면서 생산과 출하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가전업체 메이디는 유럽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이동식 분리형 에어컨 '포타스플릿(PortaSplit)'의 올해 판매량이 20만대를 돌파해 지난해의 두 배 수준으로 늘었으며, 독일·프랑스·영국·네덜란드에서는 재고가 모두 소진됐다고 밝혔다. 중국의 대유럽 에어컨 수출도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이동식 에어컨 수출은 7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도 판매량이 급증했다. 일부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에어컨 판매량이 이달 들어 수십 배 늘었고, 선풍기와 제빙기 등 냉방 관련 제품도 품절이 잇따랐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일부 인기 제품은 중고시장에서도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도 유럽의 냉방 수요 확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양사는 고효율 냉난방공조, HVAC, 솔루션과 에어컨 제품을 앞세워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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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당장 급증한 수요의 상당 부분은 가격 경쟁력과 빠른 공급망을 앞세운 중국산 제품이 흡수하는 분위기다. 현지에서는 유럽연합, EU, 이 중국산 제품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냉방기기 수입 의존도가 커지는 현실이 또 다른 경제적·정치적 과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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