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공진원, 내년 2월까지 4개 권역 13개 전시장서 순회전
강원·영남·충청·호남제주 권역별 기획전, 작가 104명 참여

공예는 손에서 시작하지만, 완성된 뒤에는 오래 머무를 자리가 필요하다. 그 자리가 서울의 몇몇 전시장에만 집중됐다면, 지역 관객에게 공예는 여전히 먼 예술로 남는다. 올해 여름부터 내년 초까지 한국 공예의 주요 작품들이 전국 13개 전시장을 순회한다. 전통 장인의 축적된 시간부터 동시대 작가의 실험까지, 600여 점의 공예 작품이 지역 관객을 찾아간다.

'찾아가는 공예 명작전 2026' 포스터. 전국 13개 전시장을 순회하는 이번 전시는 강원·영남·충청·호남제주 권역별 기획을 통해 한국 공예의 재료, 기술, 지역성을 일상 가까이에서 만나는 자리로 마련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찾아가는 공예 명작전 2026' 포스터. 전국 13개 전시장을 순회하는 이번 전시는 강원·영남·충청·호남제주 권역별 기획을 통해 한국 공예의 재료, 기술, 지역성을 일상 가까이에서 만나는 자리로 마련됐다. 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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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함께 7월부터 내년 2월까지 공예 전시 순회 사업 '찾아가는 공예 명작전'을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지역 문화 격차를 줄이기 위해 공연·전시 등의 지역 개최를 지원하는 '우리 동네 이게 오네!'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수도권 중심으로 열리던 공예 전시를 강원, 영남, 충청, 호남·제주 등 4개 권역으로 확장해 지역 일상 가까이에서 공예를 만날 수 있도록 한 사업이다.


규모도 작지 않다. 이번 순회전에는 전국 공예 작가 104명이 참여해 작품 600여 점을 선보인다. 강원, 영남, 충청권에서 각각 3차례, 호남·제주권에서 4차례 전시가 열려 모두 13개 국공립 박물관·미술관과 지역 문화공간을 돈다. 전시는 회차별로 약 한 달 안팎 진행되며, 천안시립미술관에서 먼저 관객을 만난 뒤 원주, 부산, 익산, 진주, 여수, 아산, 춘천, 광주, 창원, 청주, 강릉, 제주 등으로 이어진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하나의 기획을 복제해 전국에 옮겨 놓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4개 권역마다 지역의 문화와 공예적 특성을 반영한 별도 기획전이 마련됐다. 공예 전문 큐레이터 4명이 각각 전시를 맡아 권역별 재료, 풍토, 기술, 생활문화의 결을 살폈다. 각 전시에는 해당 지역에서 활동하는 공예 작가들도 함께 참여해 '순회전'이면서 동시에 '지역전'의 성격을 갖는다.


강원권 전시는 '호모 파베르(Homo Faber) / 호모 센티엔스(Homo Sentiens): 제작하다, 감각하다'라는 제목으로 열린다. 인간을 도구를 만드는 존재이자 감각하는 존재로 바라보는 전시다. 강원특별자치도 무형유산보유자 양유진, 김병욱 등을 비롯해 작가 28명이 참여한다. 공예 재료의 물성과 기술이 어떻게 감각적 경험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준다. 원주 학성갤러리를 시작으로 국립춘천박물관, 강릉아트센터로 이어진다.

영남권 전시 제목은 '영남율려(嶺南律呂)'다. 율려는 국악에서 음률의 질서를 뜻하는 말이다. 전시는 영남의 자연과 풍토, 절제된 조형미를 이 음률의 체계에 빗대어 풀어낸다. 2023년 청주국제공예공모전 금상을 받은 유리작가 박성훈 등 32명이 참여한다. 부산 도모헌, 진주철도문화공원 차량정비고, 창원 성산아트홀에서 열린다. 지역의 풍경과 공예의 리듬을 함께 읽어내려는 기획이다.


충청권 전시는 '더 마스터피스 오브 코리안 크래프트(The Masterpieces of Korean Craft): 뿌리와 열매'다. 전통 장인의 시간과 동시대 작가의 변주를 함께 놓고 한국 공예의 현재를 조명한다. '올해의 공예상' 수상 작가인 이헌정, 고보형, 하지훈, 김준용 등 16명이 참여한다. 뿌리는 축적된 기술과 전통을, 열매는 지금의 감각과 새로운 조형 언어를 가리킨다. 천안시립미술관을 시작으로 아산 온양민속박물관, 청주시한국공예관으로 전시가 계속된다.


호남·제주권 전시는 '공유자산(Common Wealth)'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다. 공예를 개인의 소장품이나 장식품이 아니라 공동체의 삶을 잇는 문화적 자산으로 바라본다. 국가무형유산 김승우 등 작가 28명이 참여해 재료의 물성, 손끝의 기술, 일상 속 쓰임과 관계로 확장되는 공예의 의미를 다룬다. 국립익산박물관,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 광주디자인진흥원, 제주 예술공간이아에서 관객과 만난다.


공예는 미술관 안에서만 빛나는 장르가 아니다. 그릇, 가구, 금속, 유리, 섬유, 나무, 흙은 모두 생활의 감각과 맞닿아 있다. 이번 전시가 '명작전'이라는 이름을 내걸면서도 지역 문화시설을 순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예는 가까이서 볼수록 재료의 결, 손의 흔적, 쓰임의 상상력이 살아난다. 지역 관객에게는 서울까지 가지 않고도 한국 공예의 주요 흐름을 만나는 기회가 되고, 지역 작가에게는 자신의 작업이 더 넓은 공예 지형 안에서 읽히는 자리가 된다.


전시별 세부 일정과 장소, 관람 정보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누리집과 인스타그램, 각 전시장 운영기관 안내 채널에서 순차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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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관계자는 "'찾아가는 공예 명작전'은 한국 공예의 우수성을 지역 곳곳에서 나누고, 더욱 많은 국민이 일상에서 공예를 가까이 향유할 수 있도록 마련한 사업"이라며 "이번 순회전시를 계기로 지역과 공예문화가 더욱 긴밀하게 연결되고, 한국 공예의 예술성과 일상성이 함께 확장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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