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소니·UPI '주정산' 요구
메가박스 "주 단위보단 길어야"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소니 픽쳐스, 유니버설 픽처스 인터내셔널(UPI) 등 해외 직배사들이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메가박스에 이례적인 정산 조건을 요구하고 나섰다.


메가박스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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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영화업계에 따르면 세 회사는 최근 통상 월 단위로 이뤄지는 부금 정산을 주 단위로 변경해 달라고 메가박스 측에 요구했다. 극장과 배급사 간 부금 정산은 통상 월 마감 후 30~45일 이내에 이뤄진다. 하지만 회생절차에 따른 대금 회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정산 주기를 대폭 앞당겨 달라는 것이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디즈니의 '모아나', UPI의 '미니언즈 & 몬스터즈', 소니의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를 메가박스에서 개봉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가박스는 지난달 15일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법원은 같은 날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회생절차가 시작되면 개시 이전 발생한 채권은 회생채권으로 분류돼 즉시 변제가 어렵지만, 이후 발생한 채권은 공익채권으로 분류돼 법원 허가를 거쳐 정상 지급된다. 다만 직배사들은 정산 주기가 길어질수록 회수 리스크도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가박스는 정산 주기를 앞당기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직배사들이 요구한 주 단위 대신 그보다 긴 주기를 최종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회생절차에 따라 부금 정산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메가박스도 부담이 적지 않다. 회생절차에서는 모든 지출에 대해 법원 허가와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정산 주기가 짧아질수록 행정 절차가 늘어나고 자금 운용에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해외 직배사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다른 배급사들도 동일한 조건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영화 '모아나' 스틸 컷.

영화 '모아나'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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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배급사들 역시 메가박스를 쉽게 배제하기는 어렵다. 메가박스는 국내 극장 시장에서 2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유일의 돌비시네마 운영사다. 특히 대형 상업영화일수록 특별관 매출 비중이 높고 개봉 초기 관객 수가 흥행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상영관 축소에 따른 부담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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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내 배급사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 20% 이상을 차지하는 메가박스를 제외한 채 개봉을 결정할 수 있는 작품은 극히 제한적"이라며 "국내 투자·배급사 입장에서는 메가박스를 포기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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