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용수 막힌 중부권보다 서남권이 최적"…靑, 호남 반도체 논란 정면 반박
김우창 국가AI정책비서관 "서남권 에너지 자급률 170%, 속도 경쟁서 필연적 선택"
"기업 팔 비틀기 아냐…대통령이 직접 책임관, 새 TF 조만간 가동"
이재명 정부가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의 핵심축인 서남권 반도체 생산기지 구상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정치적 배분이 아니라 전력·용수·부지·속도를 종합한 필연적 선택"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수도권과 중부권은 이미 전력망과 용수, 정주 여건이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에너지원이 풍부하고 대규모 산업입지 조성이 가능한 서남권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정부와 기업의 MOU체결식이 끝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6.30 연합뉴스
김우창 청와대 국가AI정책비서관은 3일 KBS 1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인공지능(AI) 생태계에서 한국은 반도체라는 파이프라인의 맨 앞단 필수재를 쥐고 있다"며 "이 기회를 미래에 대한 투자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는 각각 AI 생태계의 앞단, 가장 크게 성장할 응용 분야, 지식의 공장에 해당한다"며 "이를 세계에서 가장 잘하겠다는 선언"이라고 했다.
김 비서관은 특히 서남권 입지 논란에 대해 "지방에 안 가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그림"이라고 했다. 그는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에는 많은 전기와 물, 땅이 필요하다"며 "수도권에는 더 이상 그런 것을 할 수가 없다. 사람 살 데도 없는데 어떻게 하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첫 삽을 뜨기까지 6년가량 걸린 사례를 거론하며, 중부권 추가 확장은 송전망·주민동의·용수 확보 등에서 같은 병목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김 비서관은 "지금은 속도의 경쟁"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추가 공장을 지으려면 정부가 빨리 해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중부권처럼 이미 사람들이 살 곳도 없는 곳에 송전망 동의서를 받는 절차를 밟기는 어렵다"며 "광주·전남은 그동안 개발이 덜 된 것이 사실이고, 그런 갈등 요소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설명했다.
전력 문제에 대해서는 서남권의 에너지 자급률을 핵심 근거로 들었다. 김 비서관은 "서남권은 에너지 자급률이 170%로 이미 남는다"며 "전력 생산원이 있는 곳에 데이터센터와 공장을 짓는 것은 어떻게 보면 필연"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전력망은 하나로 연결돼 있지만, 생산원에서 소비원까지 보내는 전력망의 용량이 중요하다"며 "용량이 높은 곳으로 가는 것은 필연"이라고 덧붙였다.
야권과 일부 전문가들이 제기한 '탈탄소·탈원전 기조와 충돌한다'는 지적에도 반박했다. 김 비서관은 "탈탄소가 탈원전은 아니다"며 "정부는 울진 원전과 기장 소형모듈원자로(SMR) 계획도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비율은 9%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30%대에 비해 낮다"며 "서남권은 재생에너지를 더 늘릴 수 있는 전력원이 있는 곳이고, 이를 하지 않으면 수출도 어려워지는 세계 무역 환경"이라고 했다.
기업 투자 발표를 두고 제기된 '팔 비틀기' 논란도 적극 반박했다. 김 비서관은 지난달 29일 청와대 행사 당일 아침 대통령 티타임 분위기를 전하며 "대통령이 최태원·이재용 두 회장을 만나면 큰절이라도 하고 싶다고 했다"며 "실제로 90도 인사를 한 것은 스크립트에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전환기 반도체 기업들의 확장은 필연이었고, 정부 입장에서는 그 공장이 일본이나 미국이 아니라 대한민국 땅에 들어오도록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공시에서 '여건이 갖춰질 경우' 등 유보적 표현을 쓴 것을 두고 정부와 기업 간 온도차가 있다는 해석에 대해서는 "기업 입장에서는 그런 약속을 많이 받아왔기 때문에 비즈니스적으로 현실적인 표현을 쓰는 것"이라며 "정부가 빨리 진행하고 필요한 것을 하겠다는 점은 계속 말씀드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계속 뭔가가 있다"며 후속 발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인허가 속도전도 예고했다. 김 비서관은 "대통령이 6월29일 아침 회의에서 '인허가 같은 것은 밤을 새워서라도 하라. 내가 직접 책임관이 되겠다'고 말했다"며 "용인에서 첫 삽을 뜨는 데 6년이 걸렸다면, 그것을 0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최고 권력자의 의지"라고 했다. 그는 "공무원 조직은 따라온다"고도 말했다.
청와대 내 별도 추진체계도 조만간 마련된다. 김 비서관은 "대통령께 직접 보고드리는 태그크포스(TF)가 청와대, 즉 정부 조직으로 만들어질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AI미래기획수석실이 모든 것을 맡는 구조는 아니다"고 밝혔다. 기존 수석실은 관련 비서관실을 관장하되, 3대 메가프로젝트 집행과 인허가 관리는 별도 직할 체계로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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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주재한 뒤 광주·충청권에 이어 이날 경남 진주에서 영남권 첨단산업 투자 국민보고회 일정을 이어간다. 정부와 기업은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를 축으로 비수도권 첨단산업 거점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통령이 직접 지역 보고회를 순회하며 기업 투자와 인허가, 정주 여건 개선까지 챙기겠다고 나선 만큼, 향후 쟁점은 발표 규모보다 실제 착공 속도와 지역 수용성, 전력망 확충 능력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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