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쿠팡 비차별' 입장 재차 전달할 듯
외교부 "한미 간 의제 산적, 영향 없어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쿠팡에 대한 처분을 놓고 한미 정부 간 공방 수위가 올라갔다. 최근 논란이 된 미 연방의회 보고서에 이어 백악관까지 나서 쿠팡 측 주장을 그대로 인용한 듯한 입장을 밝히면서다. 지난 수개월에 걸쳐 각급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 한국 정부의 '공정한 기업활동 보장' 입장을 설명해 왔던 외교부는 당혹감을 넘어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가 지난 2월 국회 '쿠팡 사태 연석 청문회'에서 허위 증언을 한 혐의(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가 지난 2월 국회 '쿠팡 사태 연석 청문회'에서 허위 증언을 한 혐의(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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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백악관 당국자는 미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의 쿠팡 관련 보고서에 대한 일부 한국 언론들의 질의에 2일(현지시각)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정부가 미국 기술기업들을 차별적으로 표적으로 삼는 상황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어떤 합리적 잣대를 적용하더라도, 이재명 정부는 쿠팡을 콕 찍고 있다(single out)"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디지털 서비스의 시장 접근 제한을 포함한 불공정 무역 관행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백악관의 입장이 한미 간 공식 외교채널을 통해 공식적으로 전달된 바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미 간에 쿠팡 사태가 재점화된 것은 지난 1일(현지시각) 미 연방 하원 법사위가 공개한 35쪽 분량의 '경쟁 차단: 미국 소유 기업에 대한 한국의 차별적 공격' 보고서 때문이다. 이는 법사위의 정식 보고서가 아닌, 임시 문서다. 작성자는 공화당 소속 짐 조던 법사위원장과 스콧 피츠제럴드 행정국가·규제개혁·반독점 소위원장 등인데, 이 두 사람 모두 두 달여 전 쿠팡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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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내 일각선 해당 보고서에 대해 '사실상 쿠팡이 쓴 것 아니냐'는 개탄이 나올 정도로 격앙된 분위기다. 외교부는 미 의회를 비롯해 행정부 등에 추가로 접촉해 쿠팡 사태에 대한 일관된 정부 입장을 재차 전달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금 한미 간에는 투자, 조선협력, 안보 등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며 "쿠팡 문제로 인해 한미 양국이 외교력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 정부 당국 간에는 (실무적으로) 영향받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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