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데이터센터의 탄소 배출을 더 저렴한 방식으로 상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향의 새로운 규정안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센터가 실제 전력 사용 시간·지역과 맞지 않는 청정에너지 인증서를 활용하더라도 배출량을 상쇄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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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는 당초 데이터센터의 에너지·물 사용량을 기준으로 친환경 수준을 평가하는 이른바 '신호등' 체계를 도입하려 했으나 이 계획을 대폭 완화할 방침이다.


지난 3월 초안에서는 데이터센터가 화석연료 배출량을 상쇄하려면 최근 10년 안에 가동을 시작한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의 인증서에 투자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때 인정되는 청정에너지 프로젝트는 데이터센터와 대체로 같은 시간대와 지역에서 전력을 생산한 것이어야 했다. 즉 데이터센터가 실제로 전기를 쓰는 시간대와 지역에서 추가로 생산된 태양광·풍력 등 청정전력만 배출량 상쇄 수단으로 인정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FT가 확인한 최신안에서는 이러한 시간·지역 일치 요건이 대폭 완화됐다. 예를 들어 독일에서 석탄 발전 전력을 쓰는 데이터센터도 스페인에서 생산된 태양광 전력 인증서를 사들이면 배출량을 상쇄할 수 있도록 했다.


FT는 이를 두고 EU가 빅테크의 압박을 상당 부분 수용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유럽데이터센터협회 등 기업과 로비단체들은 비용 증가 우려를 이유로 EU에 여러 요건을 삭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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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회계·기후변화 전문가들은 이런 인증서가 실제 배출량 감축 효과는 크지 않다고 지적한다. 싱크탱크 에너지태그의 킬리언 데일리 사무국장은 "데이터센터가 전력 사용량과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신규 지역 재생에너지로 운영되지 않는다면, 가격 변동성이 큰 수입 가스 수요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에너지 안보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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