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더 위험하다"…동물들 난폭해진 이유가
폭염 건강피해 확대
동물 관련 사고도 증가
"고온노출에 의한 스트레스…공격 행동유발"
폭염이 일시적인 이상기후를 넘어 매년 반복되는 '건강재난'으로 자리 잡으면서 기후변화에 맞춘 보건체계 전환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특히 폭염으로 동물의 공격성이 높아지면서 벌 쏘임의 70% 이상은 여름철에 집중되고, 기온이 높을수록 개 물림 사고 위험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지역사회 건강과 질병'에 실린 건강논단을 통해 김성경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폭염은 예외적 기상현상을 넘어 매년 반복되는 건강재난으로 현실화했다"고 밝혔다.
2024년 우리나라 연평균기온은 14.5도로 113년 관측 이래 가장 높았고, 연간 열대야일수는 24.5일로 평년의 3.7배를 기록했다. 2025년 역시 역대 두 번째로 더운 해였으며 폭염일수는 29.7일로 평년의 2.7배에 달했다. 김 교수는 최근 3년이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 1~3위를 차지한 것과 관련 폭염이 새로운 일상이 됐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나라는 2025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3%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2036년에는 30%, 2050년에는 4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 교수는" 더 빠른 온난화와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폭염 피해도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폭염,각종 질환 ·정신건강 등 영향
건강피해도 증가하는 추세다. 온열질환자는 2023년 2818명에서 2024년 3704명, 2025년 4460명으로 늘었다. 추정 사망자는 2023년 32명에서 2024년 34명으로 증가했다.
2024년 온열질환자의 30.4%는 65세 이상이었고, 실외 발생 비율은 78.7%였다. 2025년에도 65세 이상 비중은 약 30%, 실외 발생은 79.2%로 나타나 폭염 피해가 노년층과 야외 노출 인구에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폭염의 건강영향은 온열질환에 그치지 않는다. 국내 기후변화 건강영향 연구에서는 폭염과 기온 상승이 심뇌혈관질환, 신장질환, 호흡기질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기질 악화와 꽃가루 노출 증가, 감염병 매개체 변화, 기상재해에 따른 정신건강 문제 등도 기후변화의 건강영향으로 꼽힌다.
"기후변화로 동물 물림·쏘임 증가"
특히 최근에는 동물 관련 사고도 폭염과 함께 주목해야 할 건강문제로 짚었다. 질병관리청의 2020~2024년 응급실손상환자심층조사에 따르면 벌 쏘임은 3664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70.5%가 7~9월에 집중됐다. 뱀물림은 726건 발생했고 9월에 가장 많았다.
해외 연구에서도 기온과 동물 사고 연관성이 확인됐다. 미국 8개 도시의 개 물림 6만9525건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기온과 오존 농도가 높을수록 개 물림 발생률이 증가했고, 중국 전국 손상감시자료 85만여건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기온이 1도 상승할 때 동물에 의한 손상 위험이 1.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고온 노출에 의한 스트레스 반응과 성호르몬의 변화, 오존 등이 도파민 기능에 영향을 미쳐 공격적 행동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동물 물림·쏘임 사고 역시 단순한 야외활동 안전 문제가 아니라 기후변화에 민감한 보건 문제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폭염 대책이 개인 행동수칙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도시에는 그늘과 녹지, 물순환 공간, 냉방 접근성을 확대하고 보건 분야에서는 독거노인과 만성질환자, 장애인, 야외노동자, 농어촌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방문형 건강관리와 사전 연락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응급실 감시체계를 온열질환뿐 아니라 벌 쏘임과 뱀 물림, 개 물림, 모기·진드기 매개 감염병, 오존 등 대기질 자료와 연계해 지역별 위험지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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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기후변화 건강대책은 더 이상 부수적인 정책이 아니라 지역사회 보건계획의 핵심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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