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경제보고서 발간
고령화 대응 위해 중기재정목표 설정해야
대학 등록금 올리고 초중등 세수 축소 제언
이중노동시장 개선 위해 성과중심 임금개편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을 앞둔 가운데 한국의 부동산 과세를 거래세 중심에서 보유세 중심으로 전환하라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권고했다. 아울러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재정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연금 수급 연령을 상향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해 정규직 고용보호를 완화하는 한편 성과 중심 임금 체계로 개편하라고 제언했다.


OECD는 2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 한국경제보고서(OECD Economic Surveys: Korea 2026)'를 발표했다. OECD는 2년마다 회원국의 경제 동향을 점검하고, 정책 분석과 권고를 포함한 국가별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30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역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이날 국토교통부는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으로 신규 지정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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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보유세 비중 OECD 평균 절반 수준…법인세 단일화해야"

OECD는 세제 개혁 부문에서 한국의 부동산 과세 체계를 문제 삼았다. 한국의 전체 부동산 세수는 OECD 국가들과 비교해 높은 편이지만 경제적 왜곡이 적은 '보유세'의 비중은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국의 부동산 세수 중 보유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9.4%로, OECD 평균인 56%의 절반 수준이다. OECD는 "거래세의 비중을 줄이고 보유세 비율을 늘리는 세수 중립적인 전환은 주거 이동성을 뒷받침하고 노동시장을 효율을 향상하며, 주택 시장의 마찰을 완화할 것"이라며 설명했다. 아울러 OECD는 실거주가 아닌 주택의 보유세율을 높이는 것은 조세 누진성을 높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또 보유세를 확대하려면 한국 주택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OECD는 "이런 개혁이 더 효율적이고 회복력이 있는 주택 시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OECD는 현행 4단계 누진세 구조인 법인세를 '단일 법인세율'로 전환하고 각종 조세지출(세액공제 및 감면)을 축소하라고 지적했다. 또한 전체 근로자의 32.5%에 달하는 면세자 비중을 줄여 소득세 기반을 넓히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주식 등 다양한 유형의 자본이득에 대한 균일 과세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의 담배 소매가격과 세금 부담이 주요국 대비 낮은 편이라며 담뱃세 인상을 권고하는 동시에, 가업승계 제도가 상속세 회피에 악용되는 허점을 보완하고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의 경매를 통한 유상할당 비중을 확대하라고 덧붙였다.


저출생·고령화 직격탄…2035년까지 연금 수급 연령 상향 권고

OECD는 한국의 고질적인 저출생·고령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중기적인 재정건전화 노력이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국가 재정의 장기 지속 가능성과 부합하는 중기재정목표를 설정하고, 과감한 지출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2035년까지 연금 수급 연령을 국민들의 연금 납입 연령과 연계해 단계적으로 상향할 것을 권고했다. 이후에는 기대수명에 수급·납입 연령을 연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OECD는 수급 개시 연령을 2035년까지 68세로 늦추고, 기대수명 증가분의 3분의 2만큼 추가로 연동하는 포괄적 연금 개혁을 단행할 경우 2060년 국내총생산(GDP)이 그렇지 않을 때보다 1.9%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보험료율을 소득의 9%에서 13%로 상향하는 등 국민연금 개혁으로 고갈 시점을 7∼8년 뒤인 2060년대 중반으로 미뤘지만,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초과 세수 활용 방안과 관련해서도 고령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OECD는 지적했다. 더글러스 서더랜드 OECD 경제검토국 국가분석실장은 "인구 고령화를 생각하면 초과세수는 성장을 도모하거나 부채를 상환하는 데 사용하는 게 적절하다"며 "교육 훈련 강화에 초과 세수를 사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한국이 고성장 기조를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이 국가 성장에 기여하는 정도가 하락하고 있는 만큼 교육체계 전반의 전면적인 개편 필요성도 시사했다. OECD는 "대학 입시를 위한 집중 과외 등 경쟁이 심화하는 반면, 비판적 사고와 자기주도적 학습역량 배양이 미흡해 청년 고용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고등교육(대학)의 등록금 인상을 허용해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학령인구 급감에도 불구하고 내국세 총액의 20.79%가 자동으로 배정되는 현행 초·중등 세수(지방재정교육교부금)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라고 제안했다. 최근 반도체 호황 등으로 국세가 늘면서 이 교부금 제도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커지는 상황이다.

OECD "韓 거래세 낮추고 보유세 올려야…반도체 슈퍼 사이클 지속"(종합2보) 원본보기 아이콘

"정규직 고용보호 완화하고 호봉제 폐지해야"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관련해서는 '이중구조(정규직·비정규직 격차) 해소 방안'이 제시됐다. OECD는 과도한 정규직 근로자의 고용보호를 완화하고, 사회보험 가입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현행 연공급(호봉제) 중심의 임금체계가 근로자의 조기퇴직을 유도하고 기업의 재직자 교육 투자를 저해하고 있다며, 이를 직무 특성과 성과에 연계한 임금체계로 개편하라고 권고했다. 더불어 기업별 의무 퇴직연령을 폐지하고, 법정 퇴직연령 역시 단계적으로 상향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OECD는 최근의 계엄 사태 및 중동 전쟁 등 대내외적 악재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6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6%, 물가상승률은 2.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OECD는 "2025년 계엄으로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확장재정 등으로 회복됐다"며 "특히 소비쿠폰은 소비·소상공인 회복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6년초 반도체 등 수출 호조 등으로 회복세를 보이던 중 중동전쟁이 발발했으나, 신속한 위기 대응 조치로 부정적 영향 축소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는 재정적 비용을 수반하는 만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에너지 위기 지속시에는 취약 계층 가구, 생존 가능한 기업에 대한 지원을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OECD가 제안한 정책 권고를 면밀히 검토해 향후 부동산 세제 개편 및 연금·노동·교육 등 주요 구조개혁 정책 추진에 적극적으로 참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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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곧 종료될 것이라는 예상과 관련해선 욘 파렐리우센 한국·스웨덴 데스크 한국경제담당관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이 지속적으로 반드시 잘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세종=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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