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인가로 불확실성 사라져…최고 49층 5850가구 탈바꿈
6개월간 16건 '거래 위축'…"호가 인상·매물 철회 잇따를듯"

"불확실성이 사라졌잖아요. 이제 오를 일만 남은 거죠."(서울 강남구 대치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강남 학군1번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랜드마크 단지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서울시 제공

강남 학군1번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랜드마크 단지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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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재건축을 위한 사업시행계획인가 소식이 전해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일대 부동산 중개업계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도 얼어붙었던 거래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가 엿보였다. 이런 관심을 반영하듯 이날 주요 부동산 포털에서는 이 아파트가 이용자 검색어 맨 윗자리를 차지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강남구는 기존 4424구인 이 아파트를 총 5850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내용을 담은 이 아파트 재건축 사업시행계획을 인가했다. '사업시행계획'은 용적률·건폐율은 물론 면적별 가구수, 주요 시설의 배치, 기반시설, 공공기여 등 세부적인 사업 계획이 확정되는 절차다. 사실상 추상적인 '추진' 단계를 넘어서 사업 내용이 구체화되는 단계다. 이번 인가로 조합원 부담금 등 '돈'에 관한 내용을 제외한 불확실성은 사실상 제거됐다.

◆첫 추진 30년만에 8부능선 넘어섰다= 1979년 지어진 은마아파트는 잠실동 주공5단지와 함께 서울 강남권 중층 재건축 추진단지의 대명사로 불린다. 총 4428가구의 매머드급인데다 '교육1번지'로 불리는 대치동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단지다. 단지 전체가 중소형 아파트인데다 단지 노후화로 전·월세 가격이 주변 아파트에 비해 저렴해 자녀 교육을 위한 학군 수요가 높은 곳으로 꼽힌다.


이 아파트가 재건축 추진의 첫걸음을 뗀 것은 1996년. 하지만 저층 아파트에 비해 높은 용적률에 따른 사업성 문제에 정부의 정책적 판단에 따른 사업 보류, 단지 내 도로개설 여부, 아파트-상가 주민 간 갈등 등 다양한 요인이 겹치며 20년 넘도록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사업 추진 27년만인 2023년에야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데 이어 이번에 재건축의 8부 능선으로 불리는 사업계획인가의 벽을 넘어섰다.

재건축 8부능선 넘은 대치 은마…"교육1번지 랜드마크 될것" 원본보기 아이콘

아파트는 최고 49층 총 29개 동 5850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기존 가구 수 4424가구 대비 1426가구가 늘어난다. 하지만 건립물량 중 공공분양 195가구, 공공임대 909가구를 제외한 순수 조합 측 몫은 4746가구다. 6000가구에 육박하는 매머드급 단지임에도 조합이 사업비에 충당할 수 있는 일반분양분은 322가구에 그치는 셈이다.

공공기여분을 제외한 4746가구를 주택 면적(이하 전용면적 기준)별로 보면 ▲60㎡ 이하 269가구 ▲60㎡~85㎡ 2592가구 ▲85㎡초과 1885가구다. 기존 아파트가 76·84㎡로 구성된 점을 고려하면 일반분양분은 대부분 60㎡ 이하 소형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쥐꼬리 대출·거래허가에 거래는 정중동= 주민들과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재건축 후 시세다.


사업시행계획인가로 재건축 8부 능선을 넘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지은지 40년이 훌쩍 넘은 이 아파트는 최고 49층, 총 5850가구의 새 아파트로 탈바꿈하게 된다.

사업시행계획인가로 재건축 8부 능선을 넘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지은지 40년이 훌쩍 넘은 이 아파트는 최고 49층, 총 5850가구의 새 아파트로 탈바꿈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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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B공인 관계자는 "단순한 추정치이긴 하지만 입주 후 국민 평형인 84㎡ 시세가 최소 75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인근에 비교적 새로 지은 단지 같은 면적의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 40억~45억원 안팎인 것과 큰 격차를 보인다.


물론 이같은 가격 전망치는 아직은 주민들의 기대치다. 하지만 규모나 입지를 고려하면 준공 후 이 아파트는 주변 아파트와 단순 가격 비교가 어려운 '교육1번지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4000가구가 훌쩍 넘은 매머드급 단지임에도 거래는 위축된 상태다. 올해 들어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신고된 거래는 16건(2일 기준)에 불과하다. 1분기에 7건, 2분기에 9건이 전부다.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조차 이 단지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 셈이다.


현재 주요 포털사이트에 노출된 매물은 270~280건 수준이다. C공인 관계자는 "10년 보유 5년 거주 요건을 채운 조합원 지분만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전체 물량 중 이 요건을 충족하는 비율은 30%가 채 안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매물로 나온 물건도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매도자들은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앞두고 최근 호가를 5000만원 안팎 올린 정도에 그쳤다는 것이 이 일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재건축 8부능선 넘은 대치 은마…"교육1번지 랜드마크 될것" 원본보기 아이콘

단지 내 D공인 관계자는 "어렵사리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으니 집주인들이 적극적으로 매도에 나서지는 않을 것 같다"며 "주말을 전후해 매물 철회와 가격 인상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제한적 수요 역시 거래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는 데다 대출한도가 2억원에 불과하다 보니 시세를 고려하면 35억~40억원의 현금을 보유한 실수요자가 아니면 접근 자체가 불가능한 시장 구조인 탓이다.


여기에 정부가 집값 상승 억제를 위해 추가 규제까지 예고한 상태여서 쉽게 계약 체결로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실제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마지막 실거래신고가 이뤄진 지난달 20일 이후 이뤄진 토지거래허가는 1건에 불과하다.


다만 사업의 불확실성이 제거된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실수요 유입으로 거래가 활기를 띨 가능성도 점쳐진다. K공인 관계자는 "오래된 단지인 만큼 거주자 중 은퇴하신 어르신들이 많다"고 했다. 그는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에는 자금 부담이 늘 수 있기 때문에 그 이전에 집을 처분해 현금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정비업계에서는 사업시행인가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허들이 남아있다고 지적한다. 바로 조합원들의 자금 부담 규모가 최종적으로 확정되는 '관리처분계획인가'다.


최근 몇 년간 공사비가 급격히 오르면서 주요 정비사업의 수익성은 악화일로 추세다. 여기에 분양가상한제로 묶여 있어 일반분양에 따른 수익이 조합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도 있다. 예상보다 조합원 부담금 규모가 커질 경우 최종 관문에서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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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업계 관계자는 "공사비를 둘러싼 조합-시공사 간 갈등은 최근 대부분 정비 사업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공통의 문제"라며 "결국 은마 재건축이 최종 관문을 무사히 넘느냐 여부는 얼마나 잡음 없이 관리처분계획까지 마무리하냐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정두환 기자 dhjung6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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