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소매 대신 긴소매 입는 MZ
자외선·냉방 잡는 ‘살안타템’ 열풍

편집자주요즘 사람들은 무엇을 살까요. 다이소에서 꼭 집어오는 생활용품부터 올리브영에서 품절을 부르는 화장품, 줄 서서 사는 빵까지. 익숙한 소비 장면 속에는 지금의 시장 흐름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지금 사는 방식〉은 일상 속 '잘 팔리는 것들'을 통해 오늘의 소비 트렌드를 읽어내는 연재입니다. 어떤 상품이 선택받고, 어떤 전략이 지갑을 열게 만드는지 - 소비 현장의 변화를 쉽고 흥미롭게 풀어냅니다.
여름 가디건 제품. 루앤메리 쇼핑몰 캡처

여름 가디건 제품. 루앤메리 쇼핑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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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지만 올여름 패션 시장에서는 오히려 긴소매 상의가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강해진 자외선과 실내 냉방 환경에 동시에 대응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피부를 가리면서도 시원하게 입을 수 있는 이른바 '살안타템(살이 안 타는 아이템)'이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덥지만 긴팔 찾는다"…검색량·매출 동반 상승

'살안타템'은 '살이 안 타는 아이템'의 줄임말로, 강한 햇빛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면서도 스타일을 포기하지 않는 패션 의류 및 잡화를 통칭하는 신조어다. 과거 여름 패션이 최대한 얇고 짧게 입는 노출 중심이었다면, 최근 MZ세대 트렌드는 스타일리시하게 피부를 가리는 커버업으로 중심축이 이동했다.

실제로 4일 W컨셉에 따르면 지난 5월1일부터 28일까지 리넨 카디건, 리넨 셔츠, 시어 셔츠, 시스루 셔츠 관련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고 관련 매출은 50% 늘었다.


여름 가디건 제품. 웨더데이 쇼핑몰 캡처

여름 가디건 제품. 웨더데이 쇼핑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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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에서도 최근 2주간 '살안타' 검색량은 전년 대비 190%, '살안타템'은 75% 증가했다. 리넨 니트(123%), 시어 셔츠(119%), 시어(115%) 등 여름 긴팔 아이템 키워드가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긴소매 티셔츠 거래액 역시 전년 대비 104% 늘었다. 이처럼 폭염이 심해질수록 오히려 피부를 가리는 옷을 찾는 '역설적 소비'가 뚜렷해지고 있다.

리넨·여름 니트 '인기'

특히 리넨은 통기성이 뛰어나고 가벼운 특성 덕분에 자외선을 차단하면서도 시원하게 입을 수 있어 여름 핵심 소재로 재평가받고 있다. 29CM에서는 지난 5월 리넨 셔츠 거래액이 187%, 리넨 카디건 273%, 리넨 니트 294% 증가했다.


헤지스는 올해 봄·여름(SS) 시즌 리넨 셔츠 스타일 수를 작년보다 30% 확대했는데, 같은 달 기준 리넨 셔츠 매출은 남성 제품이 50%, 여성 제품이 30% 증가했다.


헤지스 린넨 셔츠. LF

헤지스 린넨 셔츠. 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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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여름 니트'도 새로운 축으로 떠올랐다. 코튼·리넨 혼방, 성글게 짠 조직 등을 적용해 통기성을 확보한 니트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계절의 경계를 허무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여름 패션 트렌드 가운데 하나로 '여름 니트'를 꼽았다. 지난 5월1일부터 지난달 10일까지 델라라나의 여름 니트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한섬이 운영하는 캐시미어 전문 브랜드 더캐시미어도 여름용 캐시미어와 레이온·울 혼방 니트 제품 품목 수를 지난해보다 20%가량 확대했고, 실제 봄여름 시즌 캐시미어 소재 의류의 판매량이 20%가량 증가했다.


수요 급증에 품절·리오더 반복

수요 증가에 따라 인기 상품은 빠르게 품절되고 재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W컨셉에서는 로브로브의 '에어리 스트라이프 셔츠'가 17차 리오더를 진행했고, 하우투러브미의 '시스루 리넨 셔츠'도 8차 리오더에 들어갔다.


스파오의 썸머 카디건과 썸머 골지 카디건 매출은 최근 한 달간 74% 증가했고, 보브의 리넨 셔츠·시어 점퍼·니트 카디건 매출도 184% 늘었다. 업계에서는 주요 상품 상당수가 추가 생산에 들어갈 정도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양산부터 선글라스까지…'가리는 소비' 확산

살안타템' 트렌드는 의류를 넘어 액세서리로도 확장되고 있다. LF몰에 따르면 지난 4월1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양산' 검색량은 26%, '선글라스 케이스'는 81% 증가했다. '살안타템' 검색량은 338% 급증했다.


지그재그에서 판매하는 ‘푸스토어 아가타 베이직 우양산’. 지그재그

지그재그에서 판매하는 ‘푸스토어 아가타 베이직 우양산’. 지그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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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양산 수요 역시 크게 늘며 4~5월 매출이 전년 대비 최대 480% 증가했다. 이에 따라 LF, 해지스, 질스튜어트뉴욕, 아떼바네사브루노 등 주요 브랜드들은 관련 제품 생산을 확대하고 기능성을 강화하고 있다.


'시원함'보다 '보호'…여름 패션의 기준 바뀌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을 단순한 유행이 아닌 소비 기준 변화로 본다. 강한 자외선과 길어진 여름, 그리고 실내외 온도 차가 커지면서 소비자들은 '노출'보다 '보호'를 선택하고 있다. 동시에 기능성과 스타일을 모두 충족하려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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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길어진 여름과 강한 자외선 영향으로 피부를 보호하면서도 시원하게 입을 수 있는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리넨, 시어 소재 의류뿐 아니라 우양산 등 자외선 차단 아이템 전반으로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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